늦가을이면 무와 배추의 맛이 한창 좋아집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밥상에 고기가 올라오는 일은 일 년에 손가락을 셀 정도였습니다.
어머니는 여섯 형제를 기르며 고기는커녕 보약도 못해 먹이는데 가을무는 산삼과 같다며 무를 많이 먹으라 하셨었습니다.
특히 하얗고 반질거리는 흰 무밥에 양념간장을 비벼 먹는 것이 참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 서른이 넘어 산사에서 얼마간 지낼 일이 있었는데
절에서는 당근도 얇게 저며 전으로 부쳐 먹고 무도 전으로 부쳐 먹는 것을 보며 정말 신기했습니다.
별다른 것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맛도 기가 막히게 맛났습니다.
배추랑 무는 김치 뿐 아니라 국 찌개, 일품요리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고,
어떤 재료와도 궁합이 척척 맞는 훌륭한 재료입니다.
무와 배추만 있으면 국이며 나물, 부침까지 잔칫상처럼 푸짐하게 차릴 수 있습니다.
올해는 동치미도 담그고 김치 사이사이에 무를 넙적넙적 썰어 넣기도 해보세요.
무의 성분은 수분이 대부분이고, 당질, 단백질, 칼슘, 철, 비타민 B, C 등이며, 특히 무 잎에는 비타민 A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무는 몸 내부에 체한 것처럼 딱딱하게 느껴지는 적을 없애고,
몸속의 가래와 같은 담을 삭혀서 열도 내리고 순환을 잘 시켜주며 기운을 다리 쪽으로 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날것으로 먹으면 갈증을 해소해주고 음식이 잘 소화되며
기분이 좋아지니 생 무즙은 지열, 소독, 해열이 되고 삶아서 먹으면 담즙을 없애주는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껍질에 비타민C 가 많이 들어있어 무채나 무즙을 만들어 먹을 때 등 요리를 할 때 되도록 껍질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무속의 전분 분해요소인 디아스티아제, 그리코시다제 등이
소화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배추도 비타민C가 풍부하여 감기를 예방하고 치료하며, 소화를 돕고 장기의 기능을 촉진할 뿐 아니라
기와 혈의 흐름을 좋게 하여 속을 편하게 해줍니다.
특히 몸에 열이 쌓여 생기는 각종 증상을 치료하여 몸속의 열을 내리고 독성을 없애는 역할도 하여
술로 인한 열이나 술독 간의 독성을 제거하여 몸을 가뿐하게 해줍니다.
젖을 먹이다가 염증이 있을 때 양배추를 익혀서 가슴을 덮어놓기도 하는데
푸른 배춧잎도 데쳐서 가슴에 올려놓기도 합니다.
이렇게 효용이 많은 무와 배추는 쉽게 구할 수 있으니 항상 준비해놓고 밥상을 차리면 곧 약상이 되겠죠.
요즘은 식생활이 많이 바뀌어서 김치를 잘 먹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이맘때면 여전히 김장을 하느라 집집마다 바쁩니다.
올해는 무, 배추 가격이 폭락해서 배추밭을 갈아엎는다 하는데
김장욕심을 조금씩 부려 각 가정이 김장할 때 몇 포기씩 더 담가서 농민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나눴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배추 부침개>>
1. 배추는 한 잎 씩 떼어 옅은 소금물에 헹군 후 물기를 닦아서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드린다.
2.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서 두 번 정도 체에 내려서 소금과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거품기로 멍울없이 저은 다음 반죽을 체에 내린다.
3. 팬을 데워서 들기름을 두른 후 반죽에 배추를 한 장씩 넣어 부침옷을 듬뿍 입혀 지진다.
4. 뜨거울 때 먹기보다 한 김 식혀서 결대로 쭉쭉 찢어서 먹는다.
※ 무전은 무를 얇게 저며 소금을 살살 뿌려 두었다가 밀가루 반죽을 입혀서 노릇하게 부쳐 조선간장에 콕 찍어 먹으면 되니 별도의 레시피도 필요 없이 간단히 만들 수 있습니다.
<<배추 우거지 된장무침>>
1. 배추 겉잎은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친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 뒤 결대로 잘게 찢는다.
2. 배추는 시래기도 맛있지만 신선상태의 배추 겉잎을 삶아서 먹어도 좋다. 배추는 데친 후 칼로 썰기보다 결대로 찢으면 맛이 더 좋다.
3. 대파와 양파는 곱게 채 썬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4. 배추와 대파 양파를 넣고 된장, 다진 마늘, 들기름, 들깨가루로 무친다.
<<무표고버섯찜>>
무400g, 마른 표고버섯 6장, 다시마 10cm, 찜양념(간장 4큰술, 설탕2 큰 술, 다진 파, 깨소금, 참기름, 다진 마늘, 멸치장국)
1. 무는 1cm 폭으로 썰어서 끓는 물에 무에 넣고 살짝 삶아 건진다.(무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면 모양이 부서지지 않는다.
2. 마른 표고버섯은 기둥을 잘라내고 먼지를 제거한다. 다시마는 겨에 묻은 염분기를 살살 닦는다.
3. 냄비에 마른 표고버섯, 다시마, 찜양념을 넣고 끓인다.
4. 양념이 한번 끓어오르면 무를 넣고 불을 줄인 뒤 중간 중간 거품을 걷어내어 무를 때까지 조린다.
<수수팥떡 아이사랑 모임>
출처: http://www.affis.net/portal/fl.ci?goTo=fl_sub_03_2_view&doc_seq=20089&board_id=050700_TB_CI_WEF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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