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많은 집
거실은 가구를 최소화하여 보다 넓어 보이도록 했다.
확장한 베란다 사이에 있었던 날개벽과 방문 등은 실용성을 고려해 페인팅 대신 나무 질감이 나는 필름지로 래핑했다.
칠은 아무래도 잘 벗겨지기 때문에 손이 많이 닿는 부분은 오히려 래핑으로 시공하는 것이 더 낫다.
지은 지 28년이나 된 복도식 아파트는 109m2(33평)로 전용면적이 82m2(24평)밖에 되지 않으면서도 방이 4개에 욕실이 2개나 있는 오밀조밀한 구조라
각 방들도 공간 활용이 애매할 정도로 작았다. 게다가 1년에 여덟 번 제사를 지내는 종갓집인지라 제사 용품부터 시작해 초등학생인 두 아이의 책과
심지어 남편의 산악자전거까지 집 크기에 비해 살림살이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 개조를 의뢰하면서 집주인이 스타일리스트에게 가장 당부했던 부분은 당연히 수납공간 확보였다.
게다가 집은 좁아도 주방에 아일랜드 식탁과 더불어 아이 친구 엄마들이 놀러 왔을 때 오붓하게 앉을 수 있도록 다이닝 룸까지 갖고 싶어했다.
스타일리스트 조희선 씨는 살림 많은 주인의 요구에 따라 곳곳에 수납공간을 만들면서도 집이 넓어 보이지 않는 구조라는 점을 고려해
되도록 수납공간은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밀어 넣거나 가벽처럼 만들어 보이지 않도록 했다.
또한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규격화된 가구를 구입하는 대신 집 크기에 딱 맞게 심플한 디자인의 가구로 짜맞춤해서 넣었다.
수납공간은 많되 드러나지 않으니 제사를 지낼 때면 10명이 넘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도 둘러앉을 수 있는 공간까지 생겼다.
1 베란다로 통하는 문이 있던 자리(가스레인지 왼쪽)에 가벽을 세워 김치냉장고 등을 놓는 수납공간으로 확보했다.
이동식으로 만든 아일랜드 식탁은 간단하게 식사할 때는 물론 조리 공간으로, 수납장으로 역할을 한다.
2 현관 수납장을 거실까지 길게 연장해 수납공간도 넓혔다.
곳곳에 숨어 있는 수납공간
거실 쪽에서 바라본 다이닝 룸. 주방 옆에 있던 작은 방의 벽을 터서 다이닝 룸으로 바꾸었다.
다른 공간은 모던 콘셉트로 꾸몄지만 이 공간만 클래식하게 꾸미고 싶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바닥재를 달리하고 블랙 몰딩을 둘러줬다.
4짝 갤러리 문 뒤에는 세탁기와 제삿상 등 온갖 덩치 큰 물건들이 짜임새 있게 들어가 있다.
이 집은 서비스 면적인 베란다가 그리 넓지 않아 베란다를 확장해도 크게 넓어지는 효과를 볼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넓히는 게 중요하므로 당연히 거실 베란다를 확장했다.
또한 원래는 거실 베란다와 안방 베란다 사이에 통하는 문이 없던 구조였지만 산악 자전거를 침실 앞 베란다 천장에 고정 수납하도록 시공하면서
자전거를 꺼냈다 넣었다 할 수 있도록 거실 베란다와 안방 베란다 사이의 벽을 허물고 드나드는 문도 만들었다.
스타일리스트는 수납공간을 확보하되 동선이 길어지지 않게 각자의 물건은 각자의 공간에 수납되도록 했다.
침실은 붙박이장 하나로 옷가지와 가전제품까지 한데 넣을 수 있도록 했으며, 2개의 아이들 방에도 침대 옆 빈 벽면, 침대 밑까지 알뜰하게 수납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주방과 현관이 일자로 놓인 구조를 살려 현관 수납장을 거실 쪽으로 길게 연장하면서 동시에 주방 수납장까지 이 길이에 맞춰 ㄱ자로 연결해서 2배의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아일랜드 식탁도 수납장과 식탁, 조리대 등 3가지 기능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상판 아랫부분은 모두 수납장으로 만들고,
밑에 바퀴를 달아 이리저리 이동시키면서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방과 거실 쪽 벽장은 그 사이 벽을 아이방 쪽으로 조금 밀어 거실 쪽 수납장 폭을 더 넓혔다.
폭이 더 넓어지니 바구니 등 큰 물건도 수납할 수 있는 수납장이 되었다. 이 집에서 가장 재미있는 발상을 보여주는 곳은 바로 다이닝 룸.
방을 터서 다이닝 룸으로 만들고 나니 그 방에 딸린 베란다를 아주 요긴한 수납공간으로 바꿀 수 있게 된 것.
베란다였던 곳을 갤러리 문으로 막은 다음 그 안에 김치냉장고와 세탁기를 감쪽같이 넣어두었다.
게다가 전자레인지와 전기밥솥 등 소형 가전제품을 수납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방 쪽에는 가벽을 만들어 또 다른 수납공간까지 확보하는 등
공간 하나도 쪼개고 쪼개서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철저한 계산하에 짜인 가구
3 침실 벽지는 DID 시두스벨벳 라인의 illusion silver. 글로시하면서도 벨벳 터치의 매트한 느낌이 나서 럭셔리하다.
침실은 굳이 가구를 바꾸지 않아도 패브릭만으로 얼마든지 분위기가 달라지게 할 수 있는 공간이다.
4 아이들 방. 한쪽 벽면 전체에 책장을 짜 넣었더라면 답답했을 것을 무지주 선반으로 대체함으로써 공간감을 주면서도 수납공간은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안방은 장롱과 침대 하나 들어가면 꽉 차는 크기고 나머지 2개의 방은 침대 하나 넣으면 책상 하나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좁은 크기였다.
하지만 아이들 짐까지 밖으로 드러내면 가뜩이나 좁은 수납공간이 더 줄어들 것이므로 그 방에서 웬만큼의 수납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구를 짜맞추기로 했다.
짜맞춤 가구는 미리 가지고 있는 물건과 양에 따라 철저한 계획하에 크기를 정했다.
침실 붙박이장은 TV와 DVD 플레이어를 방에 놓아야 한다는 집주인의 요구에 따라 장롱 내부에 수납할 수 있도록 칸을 지르고
뒤쪽으로 선이 나갈 수 있는 구멍을 미리 뚫어놓았다. 아이들 방은 침대 놓을 자리를 제외하고는 목공으로 방 전체에 책장을 채웠다.
공간을 쫙 채우는 책장 대신 무지주 선반으로 천장 높이까지 달아 수납공간도 넓히고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했다.
침대 밑 공간까지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고자 침대 다리의 높이를 기존 제품보다 조금 더 높인 것도 좁은 집에서 보이지 않는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한 좋은 아이디어이다.
5 아이들방. 좁은 공간일수록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시선을 가리지 않는 심플한 가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6 침실 붙박이장 내부. 가지고 있는 물건 크기에 딱 맞게 내부도 짜맞춤.
공사 전 가구와 가전이 놓일 위치를 정확하게 정한 다음 시작했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난 선이 전혀 없다.
좁은 집에서는 드러난 선 하나로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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