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때문에 목이 뻐근해”,“어제 베개를 바꿨더니 밤새 뒤척이다 잠을 설쳤어” 등등 대부분 밤 사이 잠자리에 대한 불만을 베개에게 덮어씌운다. 아니, 베개가 무슨 잘못이냐고? 베개 잘못? 물론 있다. 순전히 베개 잘못이라 해도 부정할 수 없는 이유는 베개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기 때문이다. 옛말에도 고침단명高枕短命이라 하여 베개를 높이 베고 잘수록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 카이로스포 부설 자세의학연구소장 김창규 박사는 베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베개를 높게 베고 자는 사람은 수명이 짧아지고, 오래 사는 신선들은 종이 한 장을 베고 잤다는 옛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인생의 1/3은 잠을 자는 데 보내기 때문에 베개는 우리 삶에 있어 1/3을 함께 생활하는 가구라고 할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베개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는데, 우리 몸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선 깨어 있을 때 우리의 습관을 상상해보라. 거의 95% 이상은 밥을 먹거나 책을 볼 때 항상 머리를 숙이고 생활하며, 컴퓨터나 운전을 할 때 등을 구부정하게 구부린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그렇다면 잠을 잘 때는 예외라고? 천만의 말씀. 잠을 잘 때는 깨어 있을 때보다 더욱 심하다. 사람의 머리와 목은 C자형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낮동안 내내 머리를 숙이거나 등을 구부리고 생활했음에도 불구하고, 뒷머리를 베개 높이 올려놓고 또 다시 목이 꺾인 채 일자형이나 역C자형으로 잠을 청한다. 밤사이 내내 목이 꺾여 있는 상태로 잠을 청한다는 것이다. 만일 아침에 일어나서 목이 뻐근하고 당기는 느낌이 들거나 아플 때에는 우리의 몸을 위협하는 베개를 과감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김창규 박사에 의하면 베개를 잘못 사용해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수십 가지라고 한다. 성인의 머리무게는 약 6~8kg 정도. 하루 종일, 며칠, 몇 달, 몇 년을 머리무게에 눌려 목을 쭉 빼거나 습관처럼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생활하게 되면 결국 머리를 지탱하고 있는 목에 통증이 오고 목 근육이 단단하게 뭉치게 된다. 김창규 박사가 말하는 ‘베개를 높이 베는 습관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 및 질환’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뜩이나 무거운 머리를 자꾸만 앞으로 숙이고 생활하다보니 목 근육이 단단하게 뭉치거나 당기고 자주 통증이 나타난다.
베개를 잘못 베면 목이 앞으로 쏠려 거북목이 되고, 이 증상이 계속되면 결국 목 디스크로 발전하게 된다.
베개 때문에 두통이 온다고? 목을 지탱하기 위해 두피와 안면근육이 총동원되다보니 눈도 피로하고 긴장성 두통이 생긴다.
목 근육이 뭉치면 뇌로 올라가는 혈관을 좁혀 뇌에 공급하는 산소와 영양이 부족해진다. 머리가 맑지 못하고 무기력하며 집중력이 흐려지고 학생들은 학습능력, 성인은 작업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베개로 인해 척추가 구부정해지면 가슴을 압박하고 조여 폐활량이 작아지고, 폐와 폐 사이의 심장을 압박해 혈액순환장애가 나타난다.
심장은 물론 위를 압박해서 가스도 많이 차고, 항상 속이 더부룩하며 소화도 잘 안 된다.
고개가 꺾인 채 베개를 높게 베고 자면 신경을 압박하고 방해하기 때문에 어린이는 키가 자라지 않고 성장이 느려질 수 있다.
높은 베개로 인해 머리가 앞으로 쏠리면 척추가 굽고 허리는 앞으로 쭉 빠져 결국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목뼈가 반대로 꺾여 등에 통증이 오면 허리에 무리가 가, 결국 요통과 허리디스크가 생기게 된다.
전체적으로 자세가 불량하면 자세를 담당하는 소뇌의 뇌세포 활동에 영향을 미쳐, 속이 울렁거리고 매스꺼우며 멀미하는 증상이 생긴다.
베개라고 다 똑같은 베개? 베개의 높낮이에 따라, 속 내용물에 따라, 목 사이즈 등 인체공학적인 원리에 따라 베개도 천차만별이다. 일단 재질이나 내용물을 떠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에 무리를 주지 않는 베개이다. 좋은 베개 고르는 요령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높은 베개에서 낮은 베개를 사용하면 불편함을 호소한다. 소위 “베개를 벤 거 같지도 않다”고 하는데 베개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 법. 높은 베개를 사용하던 사람이라면 조금씩 낮은 베개로 바꾸도록 하라.
간혹 아예 베개를 안 베고 자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은 뒤통수가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베개를 베지 않아도 목뼈가 꺾이게 된다. 자칫 목 근육이 늘어나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심할 경우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옛 어르신들은 목침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오동나무와 같은 목침은 약 5~10분 정도 목 곡선을 만들기 위해 베는 것이지, 베고 자면 혈액순환도 안 되고 목 근육이 뭉치며 뻣뻣해진다. 차라리 어느 정도 쿠션이 있는 베개로 고르도록.
베개 속 내용물의 효능·효과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용물은 인체에 아주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 흔히 메밀껍질이나 허브, 국화, 쑥, 아로마향 등 다양한 내용물을 넣는데 이것은 아주 일시적인 효과만 줄 뿐이다.
원칙적으로 베개는 머리에 베는 것이 아니라 목에 베고 자야 한다. 목에 베고 뒷머리는 최대한 바닥에 닿게 해 C자형 곡선을 유지시키며 숙면을 취하는 것이 오래 살 수 있는 비결. 기능성 베개는 메모리 폼 베개와 시-커비 필로 베개를 들 수 있다.
나쁜 베개를 베고 자면 목이 자주 뻐근하고 뭉치며 통증이 온다거나 자세가 불량해진다. 이런 사람은 하루 20~3O분씩 꾸준히‘목 젖히기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
정면에서 봤을 때 콧날과 인중, 목젖, 배꼽, 두 다리 사이를 잇는 정중선을 그었을 때 머리-몸통-골반이 좌우 대칭이어야 한다. 귀 높이, 어깨높이, 손끝높이, 골반높이가 똑같아야 한다. 옆에서 봤을 때 귓구멍과 어깨 중심선, 허리 두께 중심선, 무릎 중간선이 일직선상이 되어야 한다.
직장에서는 오랫동안 앉아있다보니 목이 피로하고 등이 뭉친다. 이럴 때 의자에 앉아 목을 뒤로 최대한 젖혀주도록 한다. 집에서는 침대 끝이 어깨랑 나란히 되게 누워 최대한 뒤로 고개를 젖혀 약 20~3O분씩 목운동을 해준다. 단,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은 속이 울렁거리고 매스꺼우며 토할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꾸준히 해주면 이런 증상도 서서히 사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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