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꽃구경/장사익
보고 느끼고
2009. 3. 3. 18:50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봄구경 꽃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꽃구경은 안하시고 뭐하시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꽃구경을 가자하는 아들의 등에 업혀 모른 척 집을 나서지만 속으로 눈물 삼키며 혼자 돌아 갈 아들이 깊은 산속에서 길이라도 잃을까봐 네가 길을 잃을까 걱정이구나. 솔가지를 꺾어 놓는 그 모정 앞에 무너지지 않을 가슴이 어디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