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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서 새로운 실험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건축은 사람이 직접 거주하거나 사용하는 공간을 다루는 매우 실용적인 분야이기에 그만큼 기존의 방식을 깨는 실험이 어렵다는 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주거에 대한 실험 혹은 제안은 오랜동안 유지되어온 삶의 방식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인류역사를 돌이켜 볼 때, 20세기는 새로운 재료의 개발과 획기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건축에서 도시계획에 이르기까지 가장 다양하게 실험이 이루어진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네덜란드 건축가인 게리 리트벨트에 의하여 1924년에 디자인된 <슈레더 하우스>는 새로운 주거의 제안은 물론 건축의 조형성에 대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20세기의 한 획을 긋는 의미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올해로 완공된 지 80년을 훌쩍 넘긴 이 주택이 간직하고 있는 조형성과 아름다움은 현재의 건축물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니, 당시의 충격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는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다. ![]() 그렇다면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조금 벗어난 교외인 유트레흐트에 지어진 매우 작은 규모의 이 주택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당시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철저하게 기능성만을 추구했던 반면에 <슈뢰더 하우스>는 <기능성>과 <조형성>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보는 바와 같이 <슈뢰더 하우스> 역시 당시의 근대건축이 보편적으로 추구한 단순한 구조와 재료를 사용하여 매우 명쾌한 공간을 만드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알려진 것처럼 <슈뢰더 하우스>는 당시 예술 분야에서 유행한 신조형주의 혹은 De Stijl의 미학 사조가 추구했던 가치, 특히 몬드리안의 회화에서 보여지는 색의 사용, 면 구성 등의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그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몬드리안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긴장감 넘치는 2차원의 구성을 3차원의 입체로 완벽하게 전환한 작업으로써 자유로운 평면과 입면, 장식없는 건축의 순수함, 공간의 유동성과 확장성 등에서 이후의 직, 간접적 영향은 네덜란드를 넘어서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언뜻 보기에 이 집의 형태 구성은 기능성과는 무관하게 리트벨트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주로 추구한 듯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전체적인 집의 형태와 개구부의 위치와 크기, 색의 사용 등은 모두 내부 공간에서의 기능성을 바탕으로 한다. 기능성에 기초한 구성이 동시에 고도의 조형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 ♣De Stijl와 리트벨트의 슈레더 하우스 De Stijl은 1917년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서 발간된 이라는 잡지를 통해서 시작된 화가, 건축가, 조각가들의 예술운동이었다. 아르누보 양식에 대한 반발이라고 해석되는 De Stijl은 디자인의 요소들을 최대한 절제하고 평면 위에 몇 개의 선과 기하학적 형태만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화가 몬드리안이 단순한 직선으로 면을 분할하여 적색, 청색, 황색, 백색, 검정으로 화면을 구성한 것, 건축가 리트벨트가 수평 판재로 3차원의 형태를 만들고 적색과 청색으로 칠해서 나무의 무늬 결을 보이지 않게 함으로써 기계적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이 De Stijl의 철학이다. 다시 말하면, 레드 앤 블루 체어와 슈뢰더 하우스는 De Stijl에서 추구하는 바가 가구와 주택으로 탄생된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리트벨트는 슈뢰더하우스에서 육면체의 매스를 기본으로 삼원색의 벽면을 돌출 또는 후퇴시킴으로써 건물에서 느낄 수 있는 육중함을 감소시켰다. 슈뢰더 하우스는 내부와 외부가 단절되지 않고 하나로 느껴지는데 이는 실내의 가구와 건물 전체의 디자인 컨셉이 같아서 연속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층 거실의 코너 창의 경우 모서리의 수직 창들을 생략한 것도 창을 열었을 때 내외부의 구분이 모호하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슈뢰더 하우스 외관을 보고 있으면 자유롭게 상승하는 수직면들로 인해서 역동성이 느껴지는데도 불구하고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수직면들이 수평면으로 인한 팽창성과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슈뢰더하우스의 색채는 그 당시 시대적 배경으로 볼 때 파격적인 실험이었다고 평가된다. 몬드리안이 De stijl의 색채기법을 평면적인 화면에 시도한 것이라면 리트벨트는 3차원적인 공간 즉, 건축물과 가구에 적용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리트벨트는 슈뢰더하우스에서 De Stijl적인 색채디자인을 3차원의 공간에 시도함으로써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흔히, 슈뢰더하우스에는 나무, 벽돌, 금속 등의 재료를 찾아보기 어렵고 색이 있을 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적, 청, 황, 백, 흑색의 면과 선이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슈뢰더하우스는 다양한 재료들을 채색함으로써 재료 자체의 특성을 감추어 De Stijl에서 추구하려는 단순화에 성공하게 된 셈이다. ![]() 출처 : 네이버카페 건축/인테리어 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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