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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길 위에 버리기 위해서. 걷는 내내 “왜?”라는 질문이 나를 이끌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절뚝거리면서 걸었다. 800km의 길, 내가 걸은 건 그 절반.
몸과 마음이 잔뜩 일그러져 길에게 말을 걸었다.
‘걸을 수가 없어…,노랑나비를 보내줘….’
무심한 듯 한 마리의 나비가 나에게 날아왔다. 나비는 몇 번이나 그 길을 날아다녔겠지. 그날, 내가, 그 길에 있어서 만나게 된 것뿐인지도 모른다. 나비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나비에게는 내가 그 길을 걸어간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는지도 모르니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 길을 걸었고, 나에게 노랑나비는 기적처럼 날아왔다. 그날 그 노랑나비가 나에게 오지 않았으면 나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노랑나비를 알아보았다. 노랑나비가 내 오른쪽 귀 옆을 스치듯 날아가는 바로 그때!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팔랑팔랑.
사람을 제외한 세상 전부가 내 말을 듣고 있었다.
“난 수많은 노랑나비 중 하나야.” “내가 만나는 노랑나비는 모두 너야. 그리고 네가 내게는 유일한 노랑나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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