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바람 게시판

명사 한마디

보고 느끼고 2008. 11. 3. 19:16



세상은 상상을 초월해 빠르게 변화한다. 우리는 동일한 문화에 살고 있으면서도 상이한 사고체계를 나름대로 고수하며 살고 있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그 변화를 수용하고 때로는 거부하며 다채로운 경험을 매일 새롭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타인에게 나와의 공통점만 찾으려 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본다. 타인과의 공통점을 발견해내고는 안도하면서 연대하는 듯하다. 동일한 성씨·출신 지역·출신 학교 등 가능한 같은 조건을 많이 가질수록 연대감과 결속력은 강한 듯 보인다. 그러나 시대가 복잡해지고, 개인화되는 다가치 사회에서는 타인과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그리고 이젠 서로 공유할 만한 공통점도, 그로 인해 다져지는 결속력도 날이 갈수록 연약해지고 있다. 이젠 상호간 차이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나와의 상보점을 찾아내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 되었다.

차이를 찾아내보자. 나와 다른 이념, 다른 취향, 다른 감각, 다른 관심 분야……. 그 모든 것이 내게는 스승이다. 지금까지 동일함 속에서 안도하고 때로 안주하였다면, 이제는 다름의 가치를 발견하면서 상보적 연대를 형성하고 새로운 창조와 발전적 진보의 방향을 설정하자.

"내가 너를 사랑했던 이유는 너와 내가 서로 똑같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갖지 못한 점을 네가 채워주었기 때문이야." 서로 너무 달라 사랑이 깨져버려 상처받는 사람들. 그것은 서로 다르다는 사실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차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우리 다시 가슴을 열고 그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듯이 그렇게 따로 또 같이……. 서로 달라도 불안해하지 않고 차이를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꿈꾸면서…….


- 월간 문화·관광 <너울> 2007년 3월호 中 에서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의원 류정아
월간 문화·관광 잡지 <너울> 편집위원장을 맡고 계신 류정아 박사님은 현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책총괄 연구실 정책기획팀장(연구의원)으로 재직 중이십니다. 저서로는 ‘전통성의 현대적 발견: 남프랑스의 축제문화’ '축제와 문명‘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