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공간 트렌드 리조트 같은 집
벽지와 바닥재의 색상을 통일시켜 공간이 보다 넓어보이도록 했고,
접히거나 파티션처럼 활용할 수 있는 ‘갤러리 도어’를 설치해 공간을 가변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갤러리 같은 정갈함을 담다
갤러리처럼 배경을 백색으로 마감한 덕분에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단정하고 환한 느낌의 갤러리를 방문한 듯한 착각이 든다. 백색에 가까운 아이보리 톤의 대리석 타일과 이와 비슷한 톤의 벽지 때문인 듯하다. 덕분에 공간이 훨씬 널찍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깨끗하고 말쑥한 백색 공간에 소파, 1인용 의자, 테이블, 조명 등이 하나의 작품처럼 얌전하게 자리하고 있다. 배경 덕분에 벽면에 걸린 회화 작품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 역시 전시품처럼 한결 돋보인다. 특히 현관 앞 복도는 벽면 뒤에 설치되어 있는 간접 조명 때문에 간결한 갤러리 같은 인상을 더욱 강조한다. 이렇듯 전시 공간 특유의 간결한 이미지를 집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복잡하고 자질구레한 일상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결했다.
(왼) 갤러리 같은 분위기 덕분에 가구, 소품, 조명, 그림 등이 전시품 같다.
(오) 현관과 이어지는 복도는 벽면 뒤에 설치된 간접 조명등 덕분에 호텔 로비 같은 느낌이 든다.
넓은 공간은 그만큼 마음을 여유롭고 넉넉하게 해준다. 심적인 부담감이나 긴장감을 줄여 심신을 느긋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소개한 집과 평수가 같지만 이곳의 거실이 훨씬 넓고 여유 있어 보인다. 거실과 베란다의 경계 부분에 ‘갤러리 도어’ 혹은 ‘접이식 도어’라고 불리는 개폐형 문을 설치한 덕분이다. 바닥을 베란다까지 하나로 연장시켜 넓힌 후, 필요에 따라 베란다와 거실을 구분할 수도, 혹은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시킬 수도 있다. 문을 접어 한쪽으로 완전히 밀어 젖힐 수도 있고, 문 하나하나를 비스듬히 틀어 파티션으로 둔 채 환기만 시킬 수도 있다. 공간을 가변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안락하고 포근한 분위기와 탁 트인 듯한 시원스런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엔터테인먼트를 유도하는 침실
‘잠자는’ 공간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침실의 정의가 바뀔 듯하다. 우선 거실 부럽지 않은 널찍한 공간을 할애해 침대 중심의 개념을 과감히 탈피했다. 눕지 않고 서서 돌아다니도록 움직임을 유발하는 여유 공간을 더한 것이다. 무엇보다 공간 한가운데 자리한 원기둥 형태의 파이어 플레이스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장작이 타들어가는 모습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 특유의 운치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원기둥 중간에는 평면 TV를 설치,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원기둥을 파티션 삼아 침실 안에 또 하나의 간이 거실을 마련했다.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차 한잔을 즐기는 등 침실에 취침 외의 기능을 담고자 한 점 역시 눈에 띈다. 침실 안에서 개인의 문화 활동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침대, 원기둥의 벽난로, 또 하나의 작은 거실 등 공간을 과감히 크게 할애한 점이 돋보이는 침실의 모습이다. 침대가 주인공으로 자리하고 있는 기존의 침실에서 탈피해 개인의 여가 생활이나 문화 생활이 침실 안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