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남의 앞에 나서면 꽃이 되게 하시고….-
수수팥떡아이사랑 모임이 계획하는 일 중 하나는 한과 떡 김치 장 담그기 등 <전통음식 살리기>이다.
요즘은 장도 김치도 브랜드화 되어 상품적 가치만이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각 가정에서 어머니가 딸에게, 며느리에게 맛을 이어주는 것이야 말고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친정어머니들이 곁에 계실 때 장 담그기도 배우고 떡 만들기도 배우려고 한다.
얼마 전 여든이신 어머님을 모시고 수수팥떡 만들기를 배웠다.
일제시대, 한국전쟁 그리고 힘들고 고단했던 60~70년대를 아이 다섯을 키우시면서 잘 먹이고 잘 입히지는 못했지만 정성으로 키우신 이야기를 들었다.
시대를 달리하는 20~30대 젊은 엄마들 30여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우리를 키우신 세대의 어머님께 수수팥떡을 만드는 방법도 배우고 살아오신 이야기를 듣는 것은 살아있는 교육 이상이었다.
어머님은 아이의 생일날에는 찰밥에 미역국, 삼색나물과 수수팥떡으로 아이만을 위한 ‘독상’을 차려주셨단다.
생일날만은 특별한 대접 받으라는 뜻이었다는데 그 자녀분은 ‘내가 참 중요한 사람이구나’ 느끼는 계기가 되었단다.
수수경단을 빚을 때는 두 손을 싹싹 빌며 기도를 하는 마음으로 흠 없는 경단을 만드셨다고 한다.
“내 아이가 남의 눈에는 꽃처럼 보이게 하여 주옵시고, 말 한마디 낼 때마다 모두 성취하게 하시고, 글 한 줄 내더라도 모두 이뤄지게 하여 주옵소서.
형제에 우애있고 부모에 효도하고 나라위해 일하는 훌륭한 자녀로 자라게 하여 주옵소서‘ 하셨단다.
아이에게 많은 것을 주려고 했지만, 마음을 담고 정성을 담는 일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닌지 다시금 나를 돌아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단체 이름인 <수수팥떡아이사람모임>은 생일날 이웃과 돌려 먹던 수수팥떡에 깃든 정신을 이어 받기 위한 것이다.
우유나 고기가 없던 시절에 칼슘과 단백질이 듬뿍 들어있는 수수와 섬유질 많은 팥으로 떡을 빚어 영양이 놓은 음식을 먹고도 탈이 나지 않도록 배려했는데
그 떡을 꼭 옆집과 돌려 먹으라셨다. 내 아이 남의 아이 두루 잘 키우자는 옛 어르신들의 말씀을 가슴에 세길 일이다.
<<수수팥떡 만들기>>
①수수가루 만들기: 수수는 12시간 정도 찹쌀은 2시간정도 불린다. 수수는 2시간마다 한번 씩 물을 갈아 주면 떪은 맛이 우러난다고 한다.
불린 쌀은 물기를 빼고 방앗간에서 곱게 빻는다.
②팥고물 만들기: 팥을 삶을 때 한꺼번에 물을 많이 넣으면 질척이게 삶아질 수 있으므로 팥의 배 정도의 물을 넣고 삶다가
물이 부족하면 조금씩 추가 하는 식으로 조절한다. 삶아진 팥은 맥주병을 이용하여 굴려가며 팥 알갱이가 살아있게 빻는다.
소금 간을 한 후 설탕을 넣으면 된다.
③익반죽하기: 소금을 조금만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주걱으로 뒤적여가며 익반죽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질척해지므로 가루를 남겨두어서 반죽의 묽기를 조절한다.
④경단 익히기: 반죽을 조금씩 떼어 동그랗게 빚어 끓는 물에 넣어 익힌다. 경단이 익으면 물에 떠오르니 얼른 건져내서 팥고물을 묻힌다.
tip
*익힌 경단은 찬물에 넣지 않는다. 모양은 예쁠 수 있으나 쉽게 쉰다.
*경단을 익힐때는 물을 많이 끓이지 말고 자글자글 끓여서 조금씩 넣어 빨리 익힌다.
<수수팥떡 아이사랑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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