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62cm, 몸무게 대략 50kg 후반대(정확한 수치는 절대 밝힐 수 없단다)인 그녀.
전신 거울 앞에서 스키니진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다가 태어난 이래 가장 심각한 고민에 휩싸인다.
벗어버릴까, 살은 죽어도 못 빼겠는데!
여자라면 태어나 딱 하루만이라도 말라깽이가 되는 꿈을 져버리지 못한다.
가뜩이나 최근 스타일에 관련한 케이블 TV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이젠 거리에서 뿐 아니라
안방에서까지 이들의 몸매를 본의 아니게 부러워 하다보면, 자괴감과 허탈감은 배로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가장 탐나는 건 이젠 흔하게 입게 되는 스키니 진을 입었을 때의 자태다. 푸들 털 같은 퍼 코트 아래로
스키니 진과 레이스 업 부츠를 매치해 록앤롤 스타일로 입었던 케이트 모스의 파파라치 컷을 기억하는가.
디자이너들은 이번 시즌 역시 와이드 팬츠나 배기 팬츠를 제안했지만,
어딜 가나 트렌드 세터는 여전히 쭉쭉 뻗은 긴 다리로 스키니 진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 물 갈 법도 한데, 그래서 잊혀졌으면 했는데 이젠 엄연한 하나의 스타일 종류가 되어 버리다니.
포털 사이트 사전엔 ‘스타킹처럼 신는 청바지’라고 이를 정의하고 있다. 이거 원, 통통족은 다 죽으란 얘기인가.
스키니진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점
보통 우리들은 꼭 트렌드 세터는 아니라도 뒤쳐지지 않아보려는 마음에 그들과 ‘비슷한’ 아이템을 따라 입기 마련이다.
하지만 쭉쭉 뻗은 다리와는 거리가 먼 동양인의 다리에 스키니 진이란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이다.
대부분 로 라이즈 스타일이어서 기존 팬츠의 허리를 싹둑 잘라 골반에 아슬아슬하게 걸리는 식이어서
팬츠 아래로 간신히 숨던 허리 부위의 살들은 툭 삐져나오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뿐인가. 간혹 의자에 앉아 45도로 허리를 조금 굽히더라도 튀어나온 허리 살과 엉덩이 골을 동시에 푸짐하게 보이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허리를 다 가리는 롱 티셔츠와 매치하자니, 이럴 거면 왜 스키니진을 샀는가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허벅지 부위 안쪽이 툭 튀어나온 이상한 형태의 다리와 만나는 것은 물론 가끔은 하반신을 조여 오는 압박감에 뭔가 기어 다니는 듯한 이상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벗을 때는 또 어떤가. 매번 다리에 척 달라붙어 뒤집힌 상태로 벗어 세탁기에 넣다보니,
엄마에게 제대로 벗지 못하냐는 뜨거운 원성을 사야만 했다. 가장 심한 충격은 스키니진을 입은 후 학다리로 변신한
친구로부터 이런 가슴을 베는 말을 들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굳이 스키니 진을 꺼내 입는 것은 트렌드와 무관한 기본적인 매력 때문이다.
원래 다리보다 곧게 만들어주고 훨씬 날씬하게 변신시킨다. 심각한 하체 비만인에게는 이건 하늘의 축복이 아닌가.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런 문제점은 모든 통통족이 감당해야 할 똑같은 문제다.
빼라. 아니면 현명하게 가릴지니.
그렇다면 살집이 있는 이들은 무조건 “스키니 진 정말 싫어!”하며 저주를 내리고 불에 태워버려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아니다. 반드시 입어야 한다고 적극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대 입지 말라고
뜯어말릴 일도 아니다. 사실 어떤 아이템이든 스타일리시해 보이려면 어느 정도 살을 빼는 것이 옳다.
특히 스키니 진의 섹시 라인을 살리려면 릴리 콜이나 시에나 밀러, 케이트 모스 같은 할리우드 스타처럼 깡마르고 볼 일이다.
특별한 액세서리가 없더라도 이런 빼빼로 몸매는 힐과 함께 슬림하게 붙는 티셔츠를 매치하는 것만으로도 환상적인 룩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몸매를 만드는 일이 어디 누구 집 개 이름 부르듯 쉬운 일이던가.
결국 우린 약간의 눈속임과 현명한 가리기 법칙을 연마해야 한다.
코트로 가릴 수 있다는 겨울의 장점을 살리는 것은 좋다. 가장 손쉽게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비법은 스키니 진을 프렌치 스타일로 활용하는 것.
시에나 밀러가 가끔 애용하는 룩이다. 상의는 뱃살을 도드라지게 하지 않는 넉넉한 품으로 스키니 진의 밑위를 덮을 정도 길이의 티셔츠를 고른다.
혹은 허벅지까지 내려와 원피스로도 활용 가능한 빅 티셔츠도 오케이. 이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걸친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머플러.
코트를 오픈한 뒤 길고 풍부한 질감으로 택해 목에 살짝 둘러 허벅지까지 내려오게 하면, 노골적으로 보이는 허벅지가 코트와 머플러에 의해 효과적으로 가려진다.
가리려고 한 것이 아니라 스타일을 위해 연출한 듯 보이는 게 포인트. 이리 되면 뒷모습은 허벅지보다
상대적으로 얇은 종아리만 드러나 날씬해 보이게 되고 앞모습은 비니나 베레모와 매치하면 디자인이나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 같은 무드가 날 수 있다.
혹 이런 가리기 테크닉이 아닌 스키니 진의 라인을 살리고 싶다면, 블랙 컬러에 올인할 것.
블랙은 통통족을 구원할 마법의 컬러가 된다. 상하의를 올블랙으로 매치하면 길고 날씬한 눈속임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끔 어둠의 자식처럼 무서워 보일 수 있으니 비니나 목걸이, 백 등 소품은 레드 같은 컬러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상의는 스키니 진 위로 올라올 허리살과 뱃살을 감춰줄 정도의 품이 있는 나비 소매나 헐렁한 일자형 티셔츠가 좋겠다.
단 케이트 모스 스타일링이 탐나더라도 다리를 짧아 보이게 하는 주범인 어그 부츠는 쳐다보지도 말 것.
밑단을 자르는 수선 없이 힐을 신어 굽을 살짝 가려주거나 아예 목이 무늬 없이 심플하게 목이 올라온 캔버스화와
매치하는 게 좋다.
여기에 마지막 제안 하나. 최근 트렌드를 따지고 보면 스키니 진 뿐 아니라 마른 몸매가 아닌 이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음료 한 모금에도 벌벌 기는 다이어트 중독증에 걸리는 것? 절대 반대다.
왜 자기 몸을 학대할까. 자신을 아름답게 보이는 게 모든 여자들의 소망이 아니던가.
이런 희망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내가 예쁠 수 있다는 주문을 걸어야 한다. ‘스키니 진? 소시지면 좀 어때. 일단 입고 봐.’하는. 스타일은 도전이다.
스키니 진을 입고 하나둘 매치하다보면 위의 제안과 별개로 자신의 몸매에 어울리는 더욱 뛰어난 스타일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누구나 아름다울 권리가 있고,
이런 도전으로부터 당신은 이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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