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를 살리는 기적의 4분…심폐소생술 어떤 방법 있나

ㆍ병원 도착전 흉부압박·인공호흡 취해야
ㆍ선진국선 가정집도 ‘전기충격기’ 보편화

잠실야구장을 뜨겁게 달구던 야구선수 ㅇ씨는 8년 전 경기 도중 쓰러진 후 아직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수만명의 관중이 있었지만 아무도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고, 주변에는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 자동제세동기(AED)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전문의들은 ‘야구장 가까운 곳에 자동제세동기만 있었더라도’ 하는 안타까운 시각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건강한 사람이라 해도 언제든 어느 곳에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 바로 급성심정지다.

특히 선진국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도 그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응급조치에 따라 생명 엇갈려

급성심정지는 선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매년 유럽에서는 약 34만명, 미국에서는 49만명의 급성심정지 환자가 발생한다.

문제는 이러한 급성심정지 환자의 95%는 응급처치의 지연으로 사망한다는 점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하며 건강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급성심정지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급성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환자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초기 대응을 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급성심정지가 발생한 경우라도 환자의 심장과 폐가 멎고 나서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소생될 확률은 매우 높다.

하지만 4분 이상 지나면 뇌에 큰 손상을 주고 6분 이상이 될 경우 뇌의 기능은 완전히 정지되고 생명을 잃게 된다.

따라서 심정지 발생 시 환자의 생사에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

즉 환자가 쓰러진 순간부터 응급처치를 취하는 ‘4분’ 내에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치명적인 뇌손상이나 사망을 막을 수 있다.

응급조치가 효과적으로 시행될 경우 환자 생존율은 80%까지 올라가게 된다.

심폐소생술 교육 확대 절실

우리나라는 일반인에 대한 심폐소생술 보급률, 심폐소생술 교육 프로그램, 자동제세동기 보급률,

심정지 치료 전반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 등에 있어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한심폐소생협회 산하 전문소생술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4.5명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지만,

심폐소생술의 두 가지 방법인 인공호흡법과 흉부압박법은 각각 20.7%, 18.7%만이 자세한 방법을 알고 있으며

특히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심폐소생술을 해본 경험이 있는 경우는 불과 3.7%에 그쳤다.

심정지의 3분의 2 이상은 집이나 공공장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가족 등에 의해 목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초 목격자가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같은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비율은 5.8%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소중한 가족에게 급성심정지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응급처치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심정지 환자들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생명을 잃거나 간신히 목숨은 건지더라도 심한 뇌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자동제세동기가 해법제시

심폐소생술 시행 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전기 충격을 주어 심장을 정상으로 돌리는 기기가 바로 자동제세동기이다.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발생한 경우에는 심실의 수축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고 미세하게 움직이는 심실세동상태가 되는데

자동제세동기는 여기에 직·간접적인 전기 충격을 주어 심장의 혈액이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돕는 기기다.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사용이 가능해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문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이라도 응급처치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시설물에는 물론이고 가정에까지 자동제세동기 설치가 일반화되어 있는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서울소방학교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심정지 환자에 대한 자동제세동기 적용률은 7% 내외이다.

자동제세동기 사용 및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의 활성화도 절실한 실정이다.

일반인도 반나절 정도 교육을 받으면 자동제세동기 사용 및 심폐소생술을 익힐 수 있으며

대표적인 교육 기관인 대한심폐소생협회와 대한적십자사에 신청해 교육을 이수하면 된다.

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올 6월 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공공의료기관, 구급차, 항공기 등 다중이용시설의 범위를 확대해

심폐소생술을 행할 수 있는 응급장비를 갖추도록 하고,

의료인과 응급구조사 외에 안전업무 등을 수행하는 직원에게 구조 및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규정한 자동제세동기 사용 법률안이 시행됐다.

특히 자동제세동기 관련 회사들의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조 회사인 필립스는 자동제세동기를 통한 심폐소생술 교육확대를 위해 대한심폐소생협회 산하 전국 교육인증단체 74곳에

교육용 하트스타트를 약 150대 기증하는 등 심폐소생술 교육과 자동제세동기 보급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필립스에서 보급 중인 하트스타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됨과 동시에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간단한 교육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며, 유일하게 성인 소아 공용패드가 있어 소아를 위한 심폐소생술도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환자 발생 시 환자의 상태를 자동적으로 분석해 이에 따른 최적의 응급처치를 지시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전문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이라도 응급처치가 충분히 가능하다. 무엇보다 사용법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자동제세동기가 없을 경우 5차례(약 2분)의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실시 후 환자의 상태를 다시 파악,

상태에 따라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실시 후 상태 파악을 반복해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