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축 기행 3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왜 위대한지 알려주는 폭포 위의 집.
폭포 위 암반에 자리한 낙수장의 그림 같은 전경.
건축가가 직접 디자인한 가구들이 실내에 자리하고 있다.
야생의 바위를 없애지 않고 그대로 살린 벽난로 공간.
원색의 쿠션과 다양한 소품으로 연출한 라운지.폭포 위에 지은 집,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
물이 떨어지는 집’이라는 뜻의 ‘낙수장’이란 우리말 이름이 정확히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낙수장이 새로 생긴 여관이냐고 물어온 지인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아! 미술책에서 봤던 집이네!”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그렇다. 이곳은 미술책과 백과사전 혹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건축물 100’ 등에 자주 소개된 적 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대표작이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로 유명한 라이트는 1000여 점을 디자인했으며 그중에서 530여 개가 실제로 건축돼 미국 전역에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작품 세계는 자연과 사람 그리고 건축물이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는 오가닉 아키텍처(Organic Architecture)로 요약되는데
이런 그의 건축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집이 바로 낙수장이다.
1935년 피츠버그의 대형 백화점을 소유하고 있던 부호 에드거 카우프먼은 가족을 위한 별장 건축을 라이트에게 의뢰했다.
그가 점찍어둔 집터는 피츠버그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숲 속, 작은 하천 물이 폭포처럼 떨어지는 아름다운 장관을 간직한 곳이었다.
카우프먼은 집에서 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고, 이곳을 둘러본 라이트는 아예 폭포 위에 집을 짓겠다는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
단순히 폭포를 바라보는 것보다 그 풍경의 일부로 살아가는 게 더 좋지 않겠냐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허나 이런 멋진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숲의 경사는 가팔랐고 여기저기 야생 바위들이 노출돼 있으며, 아래로는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수직으로 높이 솟아 있는 돌기둥에 주목한 그는 캔틸레버(한쪽 끝이 고정돼 있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상태로 뻗어나온 철골 구조) 디자인을 응용하기로 한다.
인공적인 캔틸레버가 만들어낸 수평선과 자연이 이뤄낸 돌기둥의 수직면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룰 것이라 믿었던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지의 개성을 최대로 살려내는 그의 유기적 건축 철학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가구,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라이트는 낙수장의 실내디자인에도 세심함을 발휘했다.
거실 바닥은 노출된 계곡의 암반을 그대로 사용했고, 그 위에 카펫과 가죽 소재의 러그, 원색 쿠션이 달린 의자와 소품 등으로 따뜻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낙수장을 실제로 본다는 들뜬 마음으로 당도한 이곳에서 안팎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던 비범한 거장의 본색을 확인했다.
Fallingwater
add1491 Mill Run Road, Mill Run, PA 15464
tel1-724-329-8501
tips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예매해야 한다.
photographer 안웅철
writer 이치윤
editor 김아름
digital designer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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