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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막골, 숲 속의 오두막집 수리를 시작했다. ‘손수 불을 때고 물소리 새소리를 벗 삼아 최소한도의 살림을 살고 싶다는’ 즉 산골에서 산골답게 살아보겠다는 숙원에 지어놓은 숲 속의 그 집은 내가 살아보기도 전에 겨울 폭설로 굴뚝이 무너졌고, 어느 여름 동안에는 두어 번의 폭우로 길이 유실되어 있는 중이었다.
지난 여름, 나는 포클레인을 불러 이틀간, 숲 속의 오두막집까지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보수했다. 그리고 일 년, 그는 드디어 ‘수리해 줄 사람들’을 만났고 보류되었던 숙원사업에 새로운 숨결이 들기 시작했다.
불이 들지 않아 애를 먹었던 아궁이는 윗입술을 낮추고 옆면을 막아 아궁이 입구 면적을 줄었다. 그리고 불길이 모여져 빠져나가는 굴뚝 자리의 연도를 높여주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방고래의 습기가 제거되자 불길이 쏜살같이 아궁이를 향해 쏴 들어가는 것이었다. ‘와!’ 하는 탄성 소리와 함께 칠 년 동안 잠이 들어 있던 고래에 드디어 불이 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대장 목수에게 듣는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불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 그러니 불이 흐르는 고래에도 경사가 필요하다는 것, 아궁이로의 주입량과 굴뚝의 배출량이 조화로울 때 적은 장작으로 방을 따끈히 데울 수 있다는 것을 익힌다.
숲 속 오두막집의 잠든 고래를 깨워내며 나는 무조건 가지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무조건 베풀고 싶은 마음도 욕심의 다른 이름임을 깨닫는다. 그랬다. 내게 있어 웰빙의 정수는 들고 나는 조화 중에 깃든 따끈함에 있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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