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것^^

건강_ 가을에 먹는 보약, 몸에 좋은 이유

보고 느끼고 2008. 11. 10. 00:13

 

 

음양의 변화가 큰 시기인 가을.

 

여름내 더위에 지친 몸으로 또다시 한겨울 추위와의 싸움에 들어가려면 떨어진 기운을 보충해야 하지 않을까.

이왕이면가을에 먹어두면 좋다는 보약에 대해 살펴보자.

 

보약은 왜 먹나?

 

보약은 특정 질환에 대한 치료의 개념을 넘어서 재생력,

회복력, 잠재되어 있는 질환에 대한 대처 능력, 사회적

(일의 수행 능력) 혹은 개인적(성적 능력) 활동력 등에 대

한 적극적인 보충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즉, 보약을 통해 평소 식품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는 충족

하기 어려운 영양을 보충하고 약해진 부분의 기능을 끌

어올리며 몸을 건강하게 회복시켜 전반적으로 신체 기

능을 조절할 수 있다.

 

보약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의학에만 있는 독

특한 개념인 ‘허증’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건강한 경우와 질병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허증’이라는 것은 특별히 병이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건강하다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경우를 말한다. 쉽게 이

야기하면 “나는 어딘지 모르게 몸이 불편한데, 병원에

가보면 몸이 전부 정상이라고 말한다”라고 호소하는 사

람이 바로 ‘허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신체적 기능이 부족하고 기운이 떨어진 상태인 ‘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보약을 먹게 된다. 즉, 보

약은 단순히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인체 내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치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 가을에 많이 먹나?

 

사실 보약은 시기와 밀접한 관계는 없다.

내 몸이 평소와 다른 것 같다고 느끼는, 즉 ‘허증’을 느끼게 되면 그 때가 보약을 복용해야 하는 시기다.

 

흔히 몸을 튼튼하게 하는 예방 차원에서 보약을 먹을 때는 봄이나 가을에 먹는 것을 권하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가

을에 보약을 많이 지어 먹는다. 계절의 특성상 생활하기 좋은 봄이나 가을에 비해 여름과 겨울은 외부적으로 악조건

이 많고, 이를 견뎌내기 위해 미리 보약을 먹고 대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위를 잘 느끼는 여성의 경우에는

가을에 보약을 먹어 몸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수월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어 다른 계절에 보약을 먹는 것보다 효과

가 높다. 남성의 경우에도 겨울을 대비해 양기를 보충, 감기 및 다른 질환을 예방할 뿐 아니라 성(性)적인 능력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자연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근간으로 하는 한의학에서는 겨울나기를 위해 살을 찌우

는 동물이나 뿌리에 영양을 축적시켜놓는 나무들처럼 사람도 가을에 충분히 에너지를 보충해 겨울을 대비하고 다

시 새로운 봄을 맞는 것이 자연의 흐름에 맞는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보약은 겨울을 대비해 생명의

근원 물질을 저장하는 것을 돕는 가을에 먹는 것이 적당하다.

 

그렇다면 가을에는 어떤 보약을?

 

가을은 건조한 계절이고 신체의 근본 물질을 저장하는 시기이므로 보기제, 보혈제, 보양제, 보음제 중에서도 몸을 보

양해주는 보양약이 좋다. 보양약의 대표적인 약재에는 녹용, 산수유, 토사자(새삼씨), 육종용, 해구신, 복분자, 속단,

보골지, 음양곽, 녹신, 두충, 호로파, 녹용, 해마, 합개 등이 있다.

 

체질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고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라면 재생력과 방어 능력을 높여주는 보약을 가을에 먹어 한

겨울에 방어 능력이 최고조에 달하도록 몸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아무리 보약이라 하더라도 약은 방향

성을 가진 도구일 뿐이다. 만약 개인의 체질적 특성이나 몸의 상태를 무시하고 복용한다면 아무런 효능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가을이지만 양기가 너무 올라가 있는 사람이나 음허(양기에 비해 음기가 부족한 증상)한 사람은 오히려 이런 보약

이 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한의사에게 진찰을 받은 뒤 꼭 자신의 몸 상태와 체질을 확인하고 복용해야 한다.

 

증상에 따른 추천 보약

 

몸의 기능이 부족하고 떨어져 균형이 깨진 상태인 ‘허증’은 네 가지로 나뉜다. 각각의 증상에 따라 처방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한의학에서는 보양·보음·보기·보혈 작용을 하는 것을 나누어 체질에 맞게 쓰고 있다.

 

● 기허증 ●

 

온몸이 나른하고 입맛이 없다. 설사를 자주

하며 땀이 많이 난다. 맥이 약한 편이고 자

꾸 졸음을 호소한다. 기를 보하는 보기제→

인삼, 황기, 산약 등이 대표적인 약재로 사

군자탕, 십전대보탕, 보중익기탕 등이 있다.

단, 인삼은 양기가 너무 강한 경우 황기나

황정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 혈허증 ●

 

양방으로 따지면 빈혈에 해당하는 증상이

다.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하다. 심장

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귀에서 소리가 나거

나 손발이 저리기도 한다. 혈을 보하는 보

혈제→당귀, 숙지황, 용안육, 하수오, 녹용

등이 대표적인 약재로 사물탕, 귀비탕, 쌍화탕 등이 있다. 특히 녹용은 부족한 혈을 보충하는 데 뛰어난 것으로 알려

져 자주 사용한다.

 

● 양허증 ●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다. 허리 아래로 힘이 없고 복통, 설사, 야뇨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신체의

생리적 기능이 떨어지고 원기가 부족하다. 몸의 양기를 돋워주는 보양제→육계, 두충, 속단, 보골지, 파극천, 육종용,

건강 등이 대표적인 약재로 녹용대보탕, 청심연자음, 연령고본단 등이 있다.

 

● 음허증 ●

 

자주 입이 마르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식은땀을 잘 흘린다. 손이나 발바닥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머리가 무겁다. 음기

를 보충해주는 보음제→맥문동, 천문동, 황정, 구기자, 석곡 등이 대표적인 약재로 육미지황탕이나 자음강화탕이 좋

다.

 

체질별 증상에 따른 추천 보약

 

전통 사상 체질에서는 자신의 체질에만 맞으면 그것이 보약이라고 이야기한다. 같은 약을 먹어도 누구는 효과를 보

고 누구는 몸에 맞지 않았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신의 체질에 맞는 약, 맞지 않는 약을 먹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체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맞는 약을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태양인 ●

 

폐에 상승하는 기운이 많고 간에 하강하는 기운이 많기 때문에 하체가 약하고 상체가 발달해 있다. 따라서 상승해

있는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도록 치료한다. 태양인에게 좋은 보약재 : 흑지마, 호두, 포도, 머루, 키위, 오가피, 앵도

육, 양유근, 모과, 무화과, 동충하초 등

 

 

● 태음인 ●

 

폐에서 발산하는 기운이 적은 편인데 반해 간으로 들어가는 기운이 많기 때문에 안으로 열이 쌓이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소변과 대변 등 노폐물을 잘 내보낼 수 있게 처방한다. 태음인에게 좋은 보약재 : 갈근, 녹용, 녹각, 건율, 곤

포, 구인, 길경, 맥문동, 백합, 사삼, 산약, 속단, 아교, 영지, 옥죽, 우슬, 웅담, 음양곽, 천문동, 황정 등

 

● 소양인 ●

 

소양인은 대체적으로 소화기관에 양기운이 많고 신장이 약한 편이므로 소화기관에 쌓인 열을 해소해주고 신장기관

을 보호하는 처방을 한다. 소양인에게 좋은 보약재 : 노회, 구기자, 고삼, 동규자, 생지황, 숙지황, 별갑, 복분자, 복령,

산수유, 두충, 파극천, 호박, 현삼, 토사자, 육종용 등

 

● 소음인 ●

 

소음인은 소화기관이 약해 평소 잘 체하거나 설사를 하기 쉽다. 따라서 비위의 기운을 끌어올려주는 치료를 해야 한

다. 소음인에게 좋은 보약재 : 단삼, 당귀, 백작약, 백출, 백하수오, 인삼, 감초, 황기, 파고지, 자하거, 해구신 등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하지훈(후 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