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정란이식의 정의
수정란이식(embryo transfer)이란 동물(공란축; donor)의 생식기로부터 착상전의 수정란을 회수하거나 체외에서 수정시킨 수정란을 조작, 배양하여 다른 동물(수란축; recipient)의 생식기에 이식하여 착상, 임신, 분만케하는 생명공학기술이다.
수정란이식은 포유동물 전반에 적용되어 자축이 생산되어지고 있으나 말, 돼지, 양, 산양, 토끼 등은 대부분이 수술적 방법에 의해 수행되고 산업적으로 활용도가 낮아 실용화가 되지 않은 상태이나 소의 번식영역에서는 그 이용효과가 매우 높아 일찍이 실용화가 이루어져 산업화되었다.
소에서 실용화되고 있는 수정란이식은 유전적으로 우량하고 우수한 체격과 능력을 가진 암소에게 호르몬 처리등을 통해 난자가 많이 배란되게 하여 우수한 종모우의 정액으로 수정을 시킨 후, 착상전에 자궁에서 수정란을 회수하여 능력이 낮은 다른 암소의 자궁에 이식, 임신하게 하므로서 능력이 우수한 송아지를 일시에 많이 생산하는 기술을 일반적으로 말한다.
즉, 소는 한번 발정주기에 1개의 난자가 배란되어 임신되면 대략 1년에 1두의 송아지가 생산되므로 능력이 우수한 소 일지라도 일생 동안에 송아지를 낳을 수 있는 두수는 10두 미만이고, 능력이 낮은 암소는 능력이 우수한 종모우의 정액으로 수정을 한다하더라도 태어나는 송아지의 유전적인 능력은 어미 소의 영향으로 한정된다. 그러나 수정란이식 기술을 이용하면 능력이 우수한 소로부터 1회에 5~10개 정도의 수정란을 회수하고 한 번식기에 2~3회 수정란을 채란하므로서 10~30개의 수정란을 능력이 낮은 소에 이식하여 50%가 수태되면 5~15두의 송아지가 생산되어 그 소가 일생동안 생산할 수 있는 우수한 송아지를 1년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과배란처리에 의한 체내 수정란 생산은 제한적인 요인이 많아 확보에 문제가 있으므로 체외수정란 및 복제수정란 등을 이용한 증식 및 개량에 활용되고 있다.
2. 수정란이식의 장점과 단점
가. 소 수정란이식의 장점
(1) 고능력우로부터 많은 수정란을 채란하여 저능력우에 이식함으로써 단기간에 우수한 송아지를 많이 생산할수 있어 능력개량의 향상 폭이 넓어지고 개량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2) 수정란을 두개 이식하거나, 수정한 암소에 수정란을 이식하여 쌍태 송아지를 생산함으로써 가축두수를 빠른 시간내에 많이 증식할 수 있다.
(3) 젖소에게 한우 수정란을 이식하여 한우 송아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처럼 특정 품종이나 계통을 확대 생산할 수 있다.
(4) 유전자를 보존할 필요가 있는 특별한 소의 경우에는 수정란을 채란하여 동결보존시켜 두었다가 필요시 융해, 이식하여 자손을 생산할 수 있어 특정 유전자원의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
(5) 고능력우를 외국으로부터 도입하고자할 때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하고 수송비 등의 많은 비용이 소요되나 수정란으로 대체 도입시는 낮은 가격과 간단하게 수송할 수 있어 아주 적은 비용으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소를 도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 소 수정란이식의 단점
(1) 수정란 채란 및 이식기술은 가축의 발생학과 생리학, 수의 약리학과 산과학 등의 복합된 학문과 전문적인 기술의 집합체로서 고도의 기술습득이 이루어져야 함으로 전문가가 아니면 시술을 할 수 없다.
(2) 인공수정에 비하여 많은 비용과 기자재가 소요되며, 가능한한 무균적인 상태에서 시술되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위생적인 시설이 필요하다.
(3)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 인위적으로 하나의 생명체를 조작함으로써 생명의 존엄성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
3. 세계 소 수정란이식 현황
1970년대 초 캐나다에서 실용화된 소 수정란이식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소에서 수정란이식은 유전적인 능력개량의 수단으로 폭 넓게 활용되었다. 즉 능력이 우수한 공란우를 과배란처리, 수정란을 회수하여 능력이 낮은 집단에 이식, 우수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송아지를 일시에 다량 생산하여 집단의 능력을 조기에 개량하는 다배란수정란이식(MOET; Multiple Ovulation and Embryo Transfer)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과배란처리에 의한 체내수정란의 생산은 공란우 개체, 처리계절, 호르몬 등에 따라 변이가 많아 수정란 확보의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혈통 및 능력이 확인된 공란우로부터 초음파진단기를 이용하여 생체난자채취(OPU; Ovum Pick Up)기법에 의하여 미성숙 난포란을 반복적으로 채취하며, 채취된 난자의 체외수정과 배양으로 체외수정란을 생산하는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2000년도 세계 각국에서는 113천두의 공란우에서 664천개의 수정란을 회수하여 528천개를 수란우에 이식하였으며, 이중 북미가 42.5%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체외수정란을 139천 개를 생산하여 42천개를 이식하였다. 일본은 체내수정란 47,651개를 수란우에 이식하였다.
4. 국내 소 수정란이식 현황
국내에서 소 수정란이식은 1980년대 초부터 이루어져 1982년에 건국대 정길생 교수팀에 의해 최초의 수정란이식 송아지가 태어났으며, 1980년대는 국내 수정란이식에 있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실용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해 왔고, 1993년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에 의해 체외수정란이식에 의한 송아지가 생산되어 수정란이식기술의 전망을 밝게 하였다. 또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1995년 핵치환 복제송아지와 1999년 체세포 복제송아지 생산, 생명공학연구소 이경광 박사팀이 1996년 락토페린분비 형질전환 젖소를 생산하는 개가를 올렸다.
5. 수정란 이식
가. 수란우 선발
수란우는 공란우와는 달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나 수정란이식에서 수정란의 착상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소 수정란 이식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오해 중의 하나가 번식기능만 있으면 아무리 번식능력이 낮은 소라도 수란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수정란 이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건강, 수태성, 주기적인 발정, 체형의 크기 및 성질 등 모든 면에서 좋은 소를 수란우로 선발하여야 한다. 수란우의 선발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번식 적령기에 도달한 건강한 처녀우가 가장 좋다. 젖소의 경우 14~15개월령으로 체중이 340~360㎏, 한우는 15~16개월령의 체중이 300㎏ 정도로서 난산의 위험성이 없어야 한다.
(2) 영양상태가 양호해야 한다. 미근부와 요부를 잘 관찰하여 지방조직이 과다하게 축적(비만)되어 있거나 깊이 함몰(영양불량)되어 있어서는 안된다.
(3) 생식기능이 정상적이어야 한다. 즉, 적어도 2회 이상 정상적인 발정주기가 확인되고 난소의 기능이 양호하며 정상적인 주기의 난포와 황체를 가지고 있는 소로서 자궁 및 자궁경관은 염증이 없고 자궁이 하수되지 않아야 한다.
(4) 질병에 이환되지 않은 소로서 건강해야 한다. 송아지때(생후 3~4개월) 전염성비기관염 백신이 접종되었고, 백혈병, 우결핵, 부루세라병 등 전염병 검진을 통해 이상이 없다고 판정된 소로서 경산우일 경우에는 유·사산, 후산정체, 산욕기 질환의 발생경력이 없어야 하며, 아까바네병, 전염성비기관염, 소바이러스성 하리 등의 예방접종을 실시하여 수정란이식 후 질병에 의한 태아 조기흡수, 유·사산을 방지해야 한다.
(5) 번식기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개체의 출생일, 병력, 발정일, 수정일 및 경산우일 경우 분만일, 발정일, 수태성적 등이 기록되어 있으며 수태성적이 좋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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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한우 공란우에서 수정후 7일에 채란한 수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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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수정란이식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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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수란우 발정동기화
수정란을 이식하기 위해서는 수란우의 발정주기가 공란우와 같은 발정시기에 있어야 하는데 이와같이 발정이 같은 시기에 나타나게 하는 것을 발정동기화라한다. 이는 공란우로부터 채란할 때 발정주기와 수정란이 수란우의 자궁에 착상할 수 있는 동일한 조건을 부여하기 위해 수란우의 발정주기를 맞추어 줌으로서 수태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정의 동기화는 인위적으로 호르몬제 투여에 의한 발정유기와 자연적으로 발정이 온 개체를 선발하여 활용한다. 공란우의 발정일과 수란우의 발정일 차이가 ±2일 정도는 동기화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식하고자 하는 수정란의 일령과의 차이 역시 ±2일이면 가능하다.
호르몬제 투여에 의한 발정동기화는 프로스타그란딘(PGF2α; Prostaglandin F2α)을 수란우에 투여하여 발정을 유기시키는데, 난소에 황체가 존재할 경우에만 효과가 있으며, 대개 주사후 2~4일이내에 발정이 발현된다. 또한 황체의 존재유무에 상관없이 황체호르몬(progesterone)이 지속적으로 방출시키는 coil형(PRID; progesterone releasing intravaginal device)과 T자형(CIDR PLUS)의 질내 삽입기구를 12일간 또는 7일간 삽입하였다가 제거함으로서 발정을 유기하는 방법 등이 있다.
다. 수란우 검사
발정이 동기화된 수란우는 수정란이식 1일전 또는 당일(발정발현 6~8일)에 직장검사로 황체의 크기, 위치를 확인하여 수정란이식 여부를 판단한다. 직장검사시 황체의 크기는 최소한 1.5㎝ 이상이어야 하며, 황체 끝부분에 관(crown)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선발하는 것이 수태율이 높으며, 황체의 위치를 수란우의 등에 표식을 하고 수정란이식 12시간 전부터 절식과 절수를 실시하여 수정란이식을 용이하게 한다. 라. 동결수정란 융해
동결수정란은 여러가지면에서 편리하지만 수태율이 저조하기 때문에 신선수정란 이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신선수정란을 이식하기 위해서는 수란우를 수정란에 맞추어 발정동기화를 실시해야하는 어려운 점이 있다.
수정란을 이식할 수 있는 수란우가 준비되었으면 액체 질소통에서 수정란이 들어 있는 스트로를 겸자로 집어 올려서 공기중에 5초간 노출시킨 후, 20℃의 온수에 15~20초간 넣어 급속 융해후 멸균거즈로 닦은 후, 스트로 선단부 1.5㎝부위를 절단하고 수정란이식기에 장진하여 빠른 시간내에 비외과적방법으로 이식한다. 그러나 수정란을 생산한 실험실에 따라 30℃에 융해를 요구하는 등 차이가 있으므로 온도와 융해시간은 수정란을 생산공급한 실험실의 제시 방법에 따라서 융해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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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젖소 수란우에 인공수정후 7일에 한우 수정란을 추가하여 태어난 젖소와 한우송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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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수정란 이식
수정란이식방법은 외과적인 수술방법과 인공수정과 같이 경관을 경유하여 주입하는 비외과적 방법이 있다. 비외과적 이식방법은 보정틀에 수란우를 보정하고 2% lidocaine 5~7㎖로 미추 경막외마취를 한다.
직장으로부터 분변을 제거하고 외음부를 깨끗이 닦고 70% 알콜면으로 소독한 후 멸균된 비닐커버를 씌운 수정란 이식기를 질내로 삽입한다.
이식기 끝이 자궁경관입구에 도달시 비닐커버를 통과하고 자궁경관을 경유하여 황체가 있는 쪽의 자궁각까지 이식기를 밀어 넣어 가능한한 자궁각 선단부에 삽입한 후 이식기를 조작하여 수정란을 이식한다.
시술자가 자궁을 보정, 바르게 하여 이식기를 삽입할 때 자궁각을 직접 촉지하면 손상을 받으므로 자궁광인대와 함께 보정하는 것이 좋으며 이식기에 의해 자궁점막이 손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한다.
수정란 이식을 실시하는 황체기는 세균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높은 시기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수란우 외음부의 세척·소독, 기구를 취급하는 손가락의 세척·소독, 이식에 이용되는 기구의 멸균·소독, 소독한 스트로, 이식기와 시스관의 장전은 무균적으로 조작하고, 수란우의 외음부는 크게 벌여 이식기를 질내 삽입하며, sheath 커버는 올바르게 취급하여 질내에서 이식기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이식기에 분변이 부착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수정란이식후 수란우는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고온, 밀사, 잦은 우군변동, 거친 취급 등의 스트레스는 수정란의 착상방해, 조기 배사망, 유산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직장검사에 의한 임신진단은 수정 4주 후부터 가능하나 조기 임신진단은 유산 및 태아사를 유발하므로 수정란 이식후 60일경에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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