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피 감자의 갈변억제(1)
원예연구소 김지강
Ⅰ. 박피감자 소비 현황
감자는 알카리성, 저칼로리 식품으로 수요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고,
웰빙(well-being)식품 선호 및 다양한 가공식품의 개발 공급으로 소비가 계속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감자 소비량은 국내 생산량 643천톤(2004년)과 수입량 65천톤(2004년)을 합하여 708천톤으로 국민 1인당 약 15kg을 소비하고 있으나
수입 감자의 경우 냉동 및 가공된 상태로 들어와 이를 생감자로 환산하면 보다 많은 량의 감자를 소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감자의 주된 소비용도는 식용․조리용으로 찐감자, 국/찌개 및 볶음용 순으로 이용되고 있다.
감자는 대부분 흙이 묻어 있는 채로 유통되었으나 최근에 절단(또는 박피), 세척되어 포장재만 개봉하면
바로 요리에 이용할 수 있는 신선편이(fresh-cut) 농산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점차 박피감자 및 절단 감자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피 및 절단 감자는 세척 과정을 거친 다음 국내에서는 주로 진공포장으로 포장되어 학교 및 병원 등 단체급식장소 뿐만 아니라,
할인매장 등 소매용으로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박피, 절단 감자는 절단 이후 갈변으로 인하여 쉽게 품질이 저하되고,
특히 여름철 같이 고온인 경우 갈변을 억제하기 위해 진공포장을 하였을 때 쉽게 이취가 발생할 수 있어 유통기간이 짧은 것이 문제이다.
Ⅱ 감자의 갈변
식품에서의 갈변이란 식품을 저장 또는 가공하는 과정에서 식품의 색깔이 점차 갈색 내지는 암갈색을 갖는 과정을 말한다.
예를 들면, 사과나 감자를 깎아 그대로 방치하면 곧 갈색으로 변하며, 과실잼 등을 만들 때도 잘못 만들면
원료 과실의 본래의 색깔과는 다른 흑갈색의 짙은 잼이 생긴다.
이러한 갈변 반응은 단순히 색깔을 갈색으로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갈변 반응에서 형성된 성분들은 그 가공 식품의 냄새와 맛에도 영향을 미친다.
식품의 갈변 반응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효소가 직접 관여하는 효소적 갈변 반응과 효소의 관여 없이
일어나는 비효소적 갈변 반응으로 분류하며 감자의 갈변은 주로 효소적 갈변에 의해 일어난다.
2. 효소적 갈변
갈변은 대부분 연한 과육 색을 띤 과일, 채소에서 잘 나타나고, 이 갈변은 식물에 존재하는 폴리페놀(polyphenols)의 산화와 탈수소환 반응에 기인한다.
효소에 의한 갈변반응은 폴리페놀옥시다제(Polyphenol oxidase)에 의한 폴리페놀류의 산화에 의한 갈색화를 주로 이야기 하지만
이와 본질적으로 같은 티로시나제(Tyrosinase)에 의한 티로신의 산화에 의한 갈색화 반응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감자, 사과, 바나나 등과 같은 식물성 조직 중에는 카테킨, 티로신 등의 페놀성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으며,
보통 이들 식품에는 이 페놀성 화합물을 산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신선한 식물체에 상처를 내면 이 둘이 반응하여 갈색물질을 만들어 낸다.
효소는 식물세포의 색소체에 있고, 페놀성 기질은 액포에 저장되어 있어 피해 받지 않은 온전한 조직에서는 페놀의 산화를 방지하나 수확,
가공 과정 중에 세포가 상해를 입어 잃어버릴 수 있다. 효소의 반응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폴리페놀옥시다제, 페놀성분함량, pH, 온도 및 산소이다
박피 감자의 갈변억제(2)
원예연구소 김지강
Ⅲ. 감자 갈변 억제 방법
결국 갈색의 멜라닌 색소를 형성한다. 이 효소는 구리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구리 이온에 의하여 더 활성을 띠며,
염소 이온에는 억제가 된다. 그러므로 철이나 구리로 된 칼을 사용하면 갈변이 쉽게 일어난다.
기존에는 효소를 불활성화 시키는 방법으로 아황산 등 다양한 형태의 화학물질 들이 처리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 이들의 유해성 문제로 인하여 천연물질을 사용하거나, 열처리 및 침지처리 방법 그리고 포장방법과 혼용한 기술 개발이 추진되어 왔다.
이 외에 폴리페놀 산화효소의 경우 최적 pH가 5~7 이므로 감자를 처리하는 액성을 산성으로 하거나
낮은 온도(영하 10도 이하)로 유지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으나 감자의 맛 또는 물성 등을 고려하면 바람직하지 않는 방법으로 여겨진다.
또한 감자 박피할 때 공기에 노출되지 않게 물속에서 감자를 깎는 기술, 칼날의 개선에 의해 갈변을 지연 시키는 기술도 시도되고 있으며,
여기서는 비교적 처리가 간단한 갈변 억제 방법을 기술하고자 한다.
1. 물에 침지하는 방법
감자를 물에 담그면 쉽게 갈변되지 않는 건은 공기중의 산소와 접촉하지 않기 때문이고, 과일에 시럽을 끼얹어서 갈변을 방지하는 것도 이 원리이다.
또한 자른 감자를 갈변시키는 효소인 티로시나제(tyrosinase)는 수용성이므로 물에 담가 두면 효소가 용출되어 갈변을 막을 수 있다.
물에 침지할 때 CO2 가스를 물속으로 공급해 주면 물속의 산소 농도를 낮추면서 갈변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 보고도 있다.
물에 침지할 때 과거에는 식품의 갈변 억제를 위해 사용되었던 아황산을 넣기도 하였으나 건강과 관련하여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외에 식염을 용해시킨 물을 사용하면 감자의 갈변 억제에 도움을 주나 실제 수돗물만 갖고도 침지시간에 따라 갈변 발생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이 때 사용되는 물의 온도를 낮추어 박피 감자를 침지시켜주면 갈변억제 및 선도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물에 오랜 시간 침지할 경우 감자의 영양성분이 손실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국내산 감자 ‘조풍’ 과 ‘수미’를 1차로 수돗물에서 세척한 다음 새로운 수돗물에 감자를 담가 놓았을 때 침지시간이 길어 질수 록 갈변억제에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침지 시간이 길면 물 밖으로 꺼내놓은 뒤 감자 표면에 전분이 마르면서 하얗게 되기도 하므로 이를 주의하도록 한다.
2. 열처리 방법
효소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가열에 의하여 쉽게 불활성화 된다. 따라서 과실류나 채소류를 가공하기 전에 예비가열처리를 하여 효소를 불활성화 시킨다.
일반적으로 효소에 의한 갈색화는 그 본질상 이미 고온에서 가열처리된 가공식품이나 저장식품들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
보통 채소나 과일에 있어서 가공에 앞서 데치기(blanching) 등에 의해 효소에 의한 갈변을 억제하기도 하는데 보통 뜨거운 물에 담고 난 뒤 꺼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박피 감자를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열처리하는 것도 갈변 방지에 효과가 있으며, 적정 열처리 온도 및 시간은 품종 및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내산 감자 ‘조풍’ 과 ‘수미’의 경우 30~45℃에서 약 10분 열처리한 뒤 박피한 감자에서 열처리 하지 않은 감자보다 갈변이 늦게 발생하였는데
품종별로 갈변 억제를 위한 열처리 온도는 차이가 있다.
박피 감자의 갈변억제(3)
원예연구소 김지강
Ⅲ. 갈변 억제 방법(계속)
과일, 채소의 갈변을 억제하기 위해 그동안 갈변억제제로서 식염, 설탕 및 비타민 C등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과일, 채소 고유의 맛에 영향을 미치거나,
갈변억제 효과가 높지 못해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감자는 대부분 조리용이나 찐감자 용으로 이용되고 있어 갈변억제를 위해 식염을 쓰는 것이 감자 고유의 맛이나 기호성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아
갈변억제제로서 활용이 가능하다. 감자에는 타이로신(tyrosine)이 함유되어 있고, 효소에 의해 색깔이 변하지만 이 효소는 식염에 의해 작용이 저해되기 때문에
식염수에 담그면 갈변을 방지할 수 있어 식염이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 감자 박피후 L-cysteine (0.5%) + citric acid (2%) 용액에 침지하여 물기를 제거한 뒤
플라스틱 필름으로 포장을 하여(MA 포장) 포장 백 안의 산소 농도를 낮추어 박피감자의 갈변을 억제하는 방법도 있다.
그동안 식품 가공에 있어서 항 세균제, 항 산화제 및 갈색화 반응 저해제로서 아황산염(sulfite)을 오래 전 부터 많이 사용하여 왔으나
천식 등 건강에 해로운 이유로 인하여 대체 물질 사용이 시도되어 왔다.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염이 감자 갈변억제에 도움을 주지만,
식염에 구연산(citric acid)를 첨가하면 감자 갈변 억제에 보다 효과적이다.
4. 포장방법 개선
박피 감자의 갈변을 억제하기 위해 MA포장 및 진공포장이 이용 될 수 있는데 MA 단독으로만은 갈변억제가 쉽지 않아 전처리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박피감자를 진공 또는 MA포장하여 4~5℃에 저장했을 때 5~7일간 품질을 유지하나 이후에는 미생물적, 관능적, 영양적인 변화에 의하여 상품성을 상실한다.
일반적으로 감자를 단기간 저장하는 경우에는 진공포장이 양호하나 저장시간이 경과할 수 록 조직감이 연화되고, 이취 등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박피감자의 갈변억제를 위하여 감자의 껍질을 깎은 뒤 세척하고 나서 주로 진공포장을 하는데,
포장한 뒤 계속 저온 상태에서 저장 유통을 하면 좋으나 종종 상온에서 유통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온도에 노출 될 위험이 크다.
이 때 비록 박피 감자가 진공포장 되어 변색은 억제되나 쉽게 포장 내부의 산소농도가 0% 가까이 떨어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우 높아지게 된다.
이는 박피감자 및 감자 슬라이스가 진공포장에서 혐기적 조건을 쉽게 형성하여 이산화탄소 농도를 크게 증가시켜 봉지를 개봉하면 쉽게 이취를 느낄 수 도 있고,
혐기성 미생물의 성장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 감자는 에틸렌 생성량 및 호흡률이 낮아 CA효과가 적은 작물 중의 하나 이나 외국의 경우 박피감자 또는 감자 슬라이스가 일반 감자에 비하여
호흡률이 높아 산소농도를 낮추어 MA저장을 하게 되면 감자 표면의 갈변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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