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

충남 태안 볏가리 마을

보고 느끼고 2008. 12. 16. 17:10

충남 태안군 볏가리마을은 행정구역상으로는 태안군 이원면 관1리로 태안반도 제일 끝자락에 있다.

62가구 115명이 소담스럽게 살아가는, 외양만 보아서는 여느 농촌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마을이다.

그런데 이 마을이 그린투어리즘의 모범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유는 몇가지다.

우선 첫째, 정부가 그린투어리즘 활성화 차원에서 하나를 지원해주니 셋을 만드는 높은 생산성 때문이다.

정부가 준 보조금은 전통테마마을 선정지원금 2억원인데 이곳에 농촌체험을 하러 오는 도시민은 작년에 3,000명, 올해는 1만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지원금 2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는데도 도시민 방문객이 연 1만명이 안되는 곳도 많다.

둘째,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내에 있는 곳이라야만 그린투어리즘이 성공할 수 있다는 기존 학계의 통념을 볏가리마을이 깼다는 점이다.

이곳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도 서울에서 3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성공여부의 포인트가 ‘서울과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매력적인 체험프로그램이 있느냐’에 달려있음을

볏가리마을은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서울대 안동만 교수는 “마을의 독특한 전통적 특성과 농촌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우리나라 어디서나 도농교류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다면 볏가리마을에는 어떤 매력이 있어 사람들이 몰릴까.

도로에서 본 마을은 논과 밭이 있는 평범한 농촌이다.

그렇지만 마을회관에서 5분 걸어 언덕 하나를 넘으면 느낌이 전혀 달라진다.

너른 갯벌과 기묘한 구멍바위, 푸른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언덕 위에 있는 해송을 경계로 농촌경관과 어촌경관이 완연히 구분된다.

볏가리를 두 개의 이질적 마을로 보이게 만드는 매력포인트다.

지난해 농림부의 ‘제2회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우수마을로 선정된 요인 중 하나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2002년부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추진한 결과 주민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그린투어리즘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볏가리마을의 대표상품은 갯벌체험이다.

갯벌 속에서 봄에는 뽕자루로 설개를 잡고 가을에는 대나무 낚시로 망둥이를 잡는다.

요즘 같은 한여름엔 갯벌 한쪽의 보(堡)에서 하는 염전체험이 특색있다. 

고무래질로 소금을 모으고 용두레, 맞두레로 염전에 물을 퍼 올리는 등 전통방식으로 천일염을 제조해보는 것이다.

저녁때 물 빠진 바닷가를 걷는 것도 낭만적이다.

농사체험으로는 포도수확, 감자캐기, 고구마캐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동물농장에서 희귀한 백사슴 20여마리를 보는 것도 이채롭다.

이 마을의 이름인 볏가리는 벼를 베어 말린 후 볏단을 원뿔형으로 쌓은 더미. 볏가리마을에선 이 벼를 생산하는 데 농약을 쓰지 않는다.

오리들을 논에 풀어 벼 해충들을 잡아먹게 하는 친환경 농법을 쓰기 때문이다.

이 농법 역시 도시민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으로 개발돼 있다.

이런 볏가리마을이 지난해 12월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로 1년 동안 거의 사람도 없는 폐허로 변했다.

지금까지도 그 맛있는 굴을 생산하지 못한다고 한다.

얼마 전 도농교류페스티벌에서 만난 손영철사무장은 담담하게 각오를 말한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우리고향을 지키는 ?蹈?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웃는다.

올해는 얼마 오지 않았지만 내년 2009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볏가리 마을 파이팅

 

<그린투어컨설팅(www.okgtc.com)
                   대표 유상오(환경계획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