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제주군 성산읍 신풍리의 어멍아방 잔치마을.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을 달려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탁 트인 쪽빛바다와 푸른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랑말이 뛰놀고 난대림이 빼곡한 곳, 성읍민속마을과 이웃한 곳이다.
어멍아방이란 제주 사투리로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뜻.
2002년 농진청에서 지정하는 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된 뒤 만든 신풍리(新豊里)의 브랜드 이름이다.
제주의 전통문화와 농·어업을 관광과 연계시킨 그린투어 마을이다.
제주도에서 사라져가는 전통혼례의 원형을 이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신풍리는 제주도의 고(高), 양(梁), 부(夫)씨의 조상이 이곳에서 세 명의 공주와 혼인을 올렸다는 전설이 서린 혼인지에 인접해 있다.
전국 어디서든지 재현할 수 없는 제주도만의 부모님의 은혼식, 금혼식을 기념할 때 제주 전통혼례를 이곳에서 만들 수 있다.
어멍아방 마을 주민은 229가구 652명이다.
대개의 그린투어 마을이 기껏해야 100가구를 넘지 못하는 것에 비추어 대규모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주민의 사회적 이동이 적고 지역 폐쇄성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함축한다.
어딘지 모르게 외지인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그린투어의 활로를 찾았다.
눈을 마을 밖으로 돌려 남제주군 지역과 연계하는 다이내믹한 그린투어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2003년 농림부 ‘농촌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대형버스를 산 뒤 방문객에게 우도, 성읍민속촌, 산굼부리 같은 주변 관광지를 보여주는
관광프로그램을 패키지로 만들었다.
입담좋은 새마을 지도자 오현방씨가 이 버스를 운전하며 주변 관광지와 마을을 오가는 복합형 그린투어를 실천하고 있다.
어멍아방 마을의 또다른 특징은 제주관광에서 도시민이 바라는 틈새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도권 관광은 ‘겉에서 보는 제주’만을 보여주지만 그린투어를 통해 ‘마을 사람과 호흡을 같이 하며 제주사람의 생활상을 경험한다’는 특징이 있다.
관광유형 중 제일 문화성이 높은 형태다.
마을사람과 대화하며 사투리를 배우고, 아침에 포구에 가서 방금 잡은 신선한 물고기와 한치로 비빔밥과 회를 같이 먹는 풍경은 신풍리만의 모습이다.
신풍리의 그린투어 프로그램은 2박3일 패키지(1인 13만원)로 운영된다.
귤물과 감물 염색을 할 수 있으며 도예가 송충효 선생의 도예원에서 제주 특산인 천목(天目)이라는 제주도자기에 대해 배울 수 있다.
토종 제주사람들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농산품을 이용해 주민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보고, 맛도 보는 음식체험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양념이 적고,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린 음식에서 나오는 담백함이 그만이다.
남제주군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원을 받아 어멍아방 결혼 체험, 고망(구멍)낚시, 집줄놓기, 바닷물 손두부 만들기,
오름등반, 감귤수확, 감귤가공(즙, 잼), 염색체험, 사투리 게임 등을 만들어냈다.
제주도가 아니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이런 프로그램이 지난 7년간 ‘8만명 방문’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제주도에 그린투어 프로그램이 없던 때엔 관광객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던 것에 비춰 엄청난 결과다.
요즘 신풍리 주민들에게 외지인을 맞는 친절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을 남제주군에서 실시하는 서비스 친절교육에 참가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어망아방마을사람들은 “우리 마을을 찾는 관광객 및 소비자들에게 우리 지역 농특산물을 구매하게 하고,
독특한 체험을 하며 쉬어 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마을의 꿈”이라고 말한다.
<그린투어컨설팅(www.okgtc.com)
대표 유상오(환경계획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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