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경로 분석은 어떻게 해야 하나
유통경로 분석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에 부딪힌다.
1. 어떤 유통경로 - 어느 시장 - 에 농산물을 파는 게 좋을까?
2. 그들이 원하는 품질, 포장 단위, 구매조건, 거래방법은 뭐지?
3. 개별 출하가 좋을까? 아니면 작목반을 조직해서 공동으로 출하를 해야 하나?
4. 지금 가격이 너무 안 좋은데 저장 했다가 2달 후에 출하 할까?
5. 밭떼기로 넘겨서 농협 빚을 갚아야 하나? 아니면, 좀 기다렸다가 도매시장에 가져가볼까?
6. 인터넷으로만 거래하는 건 어때?
7. 이마트에서는 GAP 농산물만 납품 받는다는데, 지금이라도 영농일지를 써야 하나?
8. 홈플러스에서는 PB상품을 늘린다는데 우리 농협도 납품을 할까?
물론 늘 하던 대로 관행적으로 유통을 해서 별일이 없다면 좋겠지만,
올해 배추나 무 경우처럼 공급초과 사태를 겪게 된다면 그때서야 우리의 농업인들은 위에 열거한 것처럼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지경이 되면 간혹 의리 없는 농업인들은 산지수집상 이나 중간상인들하고 약속을 해놓고도 값이 조금만 좋으면 다른데 홀랑 넘겨 버리기도 한다.
반대로, 산지수집상이나 도매상들도 얄팍한 상혼이나 상술로 가격을 어지럽히는 이가 있듯이...
이처럼, 공급과 수요의 자연스런 법칙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 하는 건 유통업자나 생산자나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변덕스런 유통경로를 어떻게 분석해서 보다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해 나가야 할까?
미리 생각하고 미리 준비하는 수 – 농산물마케팅 전략 - 밖에는 대책이 없다.
우선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 품목에 대한 유통 정보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보를 찾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농수산물유통 공사, 농업관련 신문, 농산물 뉴스 등...
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정보가 필요할 경우에는 유통경로 조사를 해서라도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야만 한다.
다음으로, 농업인들은 이를 바탕으로 유통경로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자신의 농산물 컨셉에 맞는 유통경로 찾아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농산물마케팅 전략 결정에 필수적인 농산물 품질, 포장, 가격, 브랜드, 판촉 형태 등을 의미하며
추후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기로 하겠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농업인 스스로 열심히 마케팅 공부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APC 중심의 생산자조직 기능 강화를 통한 고품질화와 등급 차별화, 브랜드화
얼마 전, 필자가 경북 봉화군에서 진행되는 서벽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 지역역량강화(S/W) 사업의 일환으로
‘사과 유통경로 개선 컨설팅’을 맡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역시 이번 컨설팅 과정에서도 평소에 예측하고 있던 일반적인 농산물 유통시장의 구조와 문제점 을 발견해 낼 수 있었다.
잠시 사과 소비시장을 살펴보면, 현재 사과는 심각한 소비 감소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농산물 중의 하나이다.
지난 2001년 국민소득의 증가로 1인당 과일 소비량이 59.2kg - 1980년도의 2.7배 수준 - 으로 증가했지만,
사과소비는 1980년 전체 과일소비량의 48% 였던데 반해 2001년 오히려 14%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껍질을 깍아서 먹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시식태도 변화 때문에 포도, 감귤 등 기타 대체 과일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고,
또한, 수입과일 - 오렌지, 키위, 포도 등 – 과 후식용 과채류 – 딸기, 방울 토마토, 참외 등 – 에 대한 선호에 기인한다.
더구나, 올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되었다. 사과는 전통적으로 배와 함께 추석 시즌에 총 생산량의 50%이상을 팔아야 하는 과일인데,
올해는 추석이 이른데다 풍년을 이뤄 가격이 많이 떨어졌고, 배는 위에 언급한 배추나 무처럼 산지폐기 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사과시장은 공급초과로 생산자 시장지배력이 약화되어 점차 대형할인점 같은 최종 소매업체 요구에 따른 소비자 지향적 유통구조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과일 전문 벤더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조만간 자금과 조직력을 갖춘 전문 벤더(Vender) 역할 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 사과유통을 주도하고 있는 산지수집상에 의한 출하비율은 가파른 감소 될 것이다.
사과의 고품질화와 등급 차별화, 브랜드화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대세로 판단된다.
또한, 앞으로는 다양한 틈새시장 - 호텔, 백화점, 일식집, 고급갈비집, 유기농매장, 폐쇄몰, 교회몰, 방문판매, 판촉시장 등 –
분석을 통한 다변화를 꾀하는 것도 유통경로 개선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다.
더불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자직거래는 무시할 수 없는 유통경로의 하나라 아니할 수 없다.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대표/경영컨설턴트 최 죠 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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