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

윤박사의 현장 - 새로운 농촌문화코드, 농촌에서 파티(Party)하자.

보고 느끼고 2009. 3. 17. 03:06

도시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무엇일까? 빌딩, 아파트, 삭막, 바쁨, 경쟁, 소음....

농촌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무엇일까? 고향, 향수, 정, 자연, 여유, 푸르름....

두 곳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도시는 이성적인 것이고, 농촌은 매우 감성적인 곳이라나는 것이다.

도시는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으면 알 수 있는 이성적인 면이 주요 판단기준으로 가치를 만들어 낸다.

반면 농촌은 눈으로 직접 느끼기 보다는 생각하고, 느끼는 감성적인 이미지가 갖는 가치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언제인가 부터 우리네 농촌은 감성적인 면을 잊고, 노령화, 가격, 소득 등 이성적인 면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 우리네 농촌이 갖는 감성적인 가치를 회복해야 할 때가 되었다. 농촌은 감성적인 요인에서 판단되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곳에서 가족이 즐거운 파티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친한사람들과 같이 감성의 교류를 같이 나눌 수 있는 초록이 물든 들판에서 벼들이 익어가는 황금색 들녘에서 삼겹살을 구우며 아이들과 같이 전원에서 수박파티를 하면 어떨까? 수박과 참외를 놓고 친한 동호회가 같이 모여 어울리는 장소를 갖으면 어떨까?

 

농촌은 도시민에게 즐거운 파티공간을 제공하고 도시민들은 와서 그들과 어울려 즐거운 음악과 감성적인 만족과 행복한 시간을 같이 나누는 곳이 되면 어떨까?

아이들이 도시에서 배운 바이올린을 농촌에와서 실력을 뽐내며 자연과 같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어떨까?

농촌에 와서 친한사람들과 어울려 놀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물가에서 놀고, 닭이 알을 낳는 것을 보며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우리가족은 얼마나 좋을까?

도시민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쉴만한 곳들을 찾고 있다. 농촌은 사람들이 없다고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한번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농촌의 전원파티장소가 되면 도시민들이 서로 스스로 어울리게 되고, 농촌사람들과 만남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도시민들이 어울려 하는 즐거운 파티는 바로 파티에 와 보신분들에게 그 마을의 아름다운 사람과 전경을 찍는 사진이라는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공간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와서 그 지역의 인심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농촌에 관한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해남을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농촌문화코드 파티가 열렸기 때문이다.

처음 해남을 찾는 것은 2009년 8월.. 자기들이 돈을 내고 강의를 요청한 것이다. 기차표를 보내준다고 하고, 목포역까지 마중나오는 사람들. 

그분들을 위해 강의를 하고 난 이후 2009년 12월 내가 강진에 강의를 간다고 했을때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에 강진에 오시는데 해남과 가까우니 꼭 들려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강의를 마친 후 밤 8시쯤 도착해서 보니 각자 가지고 온 농산물로  한상 차려 식사를 하지 않은 채 기다리고 계셨다.

정감있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난 후 시간가는 줄 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비트로플랜트의 김태현대표와 함께 나누었던 아이디어는  바로 "파티"였다.

 

"농촌에서 즐거운 파티 한 번 합니다", "조용한 시골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그냥 체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파는곳", "즐거움이 있는곳,

사람들이 있는 파티"를 합시다.

농촌에는 재미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가 어릴때 재미있었던 일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흙을 밟으면서 뛰어놀던 재미있었던 추억, 우리아이들은 공부때문에 너무 지쳐있고, 정을 모르고, 외가집이 없어지고,

시골고향이 없으며 그냥 컴퓨터와 학원만 있는 아이들에게 감성, 시골의 정을 느끼게 해줍시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찾아오는 공간을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냥 체험 한 번만이 아니라 즐거움, 정, 나눔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갑자기 나온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말에 다들 여러 아이디어가 쏟어졌다. 

또한 그들만의 잔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전문가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전남농업기술원의 김덕현박사, 동신대학교 이승현 박사 이분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갖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가고자 하였다.

이런 만남 이후에 그들은 어떻게 하셨을까? 

2개월 후 그분들은 그 한마디에 바로 2009년 Happy Farm Party를 시작했다. 다들 실천가이셨다.

그냥 이게 되고 안되고를 따지지 않고 그냥 실천하시는 분들이셨다.

들판에서 즐거운 딸기 파티가 열렸다. 2009년 3월. 다시 만나면서 이분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월달의 파티에서 이분들이 새롭게 얻는 것들이 있었다. 

바로 그것은 그 파티에서 딸기를 얼마를 팔았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외부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난 느낌을 블러그, 카페를 통해 외부에 알린 것이었다.

 

<아래내용은 해남 Happy Farm Paryt에 참여했던 분들이 카페에 남겨놓은 글이다>

 

한참 늦잠자고 있어야 할 아이들을 깨워서 데리고 온 상태라서 도착하기 전 차안에선 비몽사몽 하던 아이들이..

도착하자마자 구경한 닭장을 보더니 눈이 번쩍번쩍하더군요.

맨 처음으로 방명록에 첫글을 친구가 흔적을 남겨주고서 본격적인 하루가 시작되었어요.

아이들은 딸기보다는 일단 눈에 들어오는 닭장에 정신이 팔려서 신이났었죠. 나중엔 염소구경까지... 횡재죠!

언제 아이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구경하겠어요. 맘껏 뛰어다닐수도 있구요.

--중략---

시간이 흘러 하나둘씩 모여든 사람들 틈속에서 준비해두신 점심 먹느라고 정신없었어요.

반찬들이 모두 일품이었어요(잡채, 홍어, 도라지무침? 인삼무침이었나? 시래기된장국, 다양한 김치에 고기까지)

아이들이 고기에 맛들려서 혼났네요.ㅋㅋ(남들이 굶긴줄 알정도였어요..)

딸기를 따고나서는 아이들이 군불피우는 곳에서 재미가 났는지 그곳에서 떠나줄 모르고 소꼽놀이 하면서 잘놀더군요.

울 딸아이는 "엄마! 맛있는 고구마 해줄께" 하면서 불지피는 곳으로 왔다갔다하면서 재미있게 놀더라구요.

어른도 어른이지만 사실상 아이들이 잘 놀아주니까 편하고 좋더라구요.

 

-해남의 파티에 참석했던 영지***님이 카페에 남긴글-

 

2시간 넘게 운전하는 동안 뒷자석에서 힘들게 하는 아이들 땜에 걱정도 많이 했는데ㅠㅠ

차를 세우자마자 제 눈에는 딸기가 아니라 숯불에 구워지고 있는 고기가 먼저 눈에 띄더군요ㅋㅋ

잘못온건가 제 눈과 코를 의심스럽게 만드는 광경이 ...

솔직히 데리고 가는 다른 아이들땜에 일찍일어나 김밥이랑 간식꺼리를 준비 했었거든요

이런 체험 처음이었습니다

약간은 허름한 농가에서 시골밥상에 딸기 좀따고 간김에 공룡이나 보고 오자 그런 마음이었는데...

먼저 아이들이 넘 좋아하는 딸기 모양 스티커와 예쁜 이름표,또 안내해주시는 분의 멋진 헤어스타일과 목소리 모두 완전 환상이었습니다

--중략--

이 것 만으로도 충분한데 하나라도 더 보여주시고 먹이시고 싸주시고 친정에 가도 더한 대접은 못 받을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트렁크에 뭔가가 자꾸 늘어 나는데 내가 여길 뭐하러 온거였더라? 혼자 여러번 놀랐습

 

- 해남의 파티에 참석했던 예쁜**님 카페에 남긴글-

 

바로 위와같이 파티는 정보를 생산하고 발산하는 공간이다. 이분들은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염소, 닭이 알을 낳고 있는 장면을 아이들이 보고 들판에서 삼겹살파티, 떡을 같이 나누고 즐겁게 놀다간 사람들.. 얼마나 즐거웠을까..

어떤분들은 막걸리를 못먹고 가서 못내아쉬웠다고 글도 썼다. 다시 또 오겠노라고..

이번에 못왔는데 다음에 꼭 참석하겠다는 사람들의 글들.. 이제 파티의 기본적인 기능 파티에서 있었던 정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파티를 통해 즐거운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이다.

파타는 바로 정보의 발산지이다. 파티에서 얻는 정보는 외부에 알려지게 되고 블러그 카페를 통해 여기저기에 정보가 쌓이게 된다. 

눈덩이가 불어나듯이 불어나면 나중에 조금만 굴려도 크케 굴려가는 눈덩이 효과가 있게 된다.

3월에는 <쑥캐러 가자>라는 파티를 한다고 한다. 한달에 한번 해남사람들은 순번을 기다리며 자기 차례가 되면 무엇을 할것인가를 나누느라 밤새우는 줄을 모른다.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어떤 분은 은사님을 초대한다고 하고, 친구중에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초대한다고 하고, 옛날 연꽃밥에서 했던 것을 다시 한번 해보겠다는 분,

새로운 아이디어가 정말 샘물에서 솟아나듯이 신선하게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의 해남의 파티가 기대되고 이 파티가 3년후에는 어떻게 변할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많은 분들에게 파티를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아이디어를 실천하시는 분들은 이분들이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해낼수 있는 서로간의 배려가 있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서로 모이면 재미있는 곳.. 그 곳을 제공하기 보다는 먼저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그것을 만들면서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 줄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그 것이다. 뭔가를 한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힘들고 아무도 찾지않는 조용한 공간에 바로 아이들이 와서 외갓집같이 즐거움을 주는 곳,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는곳, 그 곳을 느낄 수 있는곳, 아마 이들은 평생동안 그 느낌을 간직하며 우리의 자연과 농촌의 정을 이야기할 것이며 

우리내 농촌의 정이 얼마나 감동적이며 아름다운 것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도서관에서 공부만하는 학생과 그래도 일년에 몇번 농촌에 가서 흙을 밟으며 재미있는 추억,

자연의 아름다운 경관을 본 아이들은 커서 어느 곳에서 일을 하더라도 그 옛날의 자연의 색감이 새로운 아이디어, 창의적인 생각을 내는 바탕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와서 동네한바퀴 뛰어다니고 할머니의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고향의 정을 다시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네 농촌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이다.

이 감성이 풍부해졌을때 디자이어가 나오고 고객감동이 나온다. 이것은 책에서 푸른초원을 읽고 동영상을 본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흙을 밟아보고,

농촌의 자연의 색감을 느껴보고, 사계절을 느끼며, 농촌의 어르신들을 만나보았을때 비로서 얻어지는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농촌에서의 즐거운 파티는 어떤 교육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이익이 되는 일일 것이다.

 

농촌에 파티라는 새로운 문화코드를 만들자. 농촌은 자연의 선물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의 즐거움이 있는곳,

처음에는 이게 뭐야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정을 담을 수 있는 아이디어 하나 하나가 나온다면 참 재미있는 공간, 우리의 농촌이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분명 사람들은 이런 농촌을 찾게 될 것이다.

 

<와이비즈 마케팅 연구소 소장 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