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

<농업CEO MBA마케팅 분석>소비자(Consumer)를 분석하자

보고 느끼고 2008. 12. 3. 19:10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는 말이 있다.
그 중에서도 소비자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고로 진정한 농업CEO와 마케터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 중 하나이다.

2001년에 국내에도 방영된 멜 깁슨(Mel Gibson) 주연의 영화 '왓우먼원트(What Women Want)' 라는 영화가 있다.

미국 뉴욕 광고회사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영화인데, 멜 깁슨이 욕실 바닥에 넘어져 머리를 부딪친 후 여자들의 속마음을 읽는 초능력이 생겨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스토리다.
처음에 여자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멜 깁슨은 너무 행복해 한다. 세상의 모든 여자는 자기 손아귀에 들어왔다고 무척 흐믓해 하면서...

하지만 역으로 이 능력으로 인해 사랑하는 파트너가 해고의 순간을 맞이한다.

하여간, 한길 사람 마음 - 소비자 마음 - 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정말 며느리도 모를 일이다.
특히, 농산물 마케팅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주장이 바로 소비자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이다.

도시 소비자의 욕구가 다변화되고, 농산물 수입으로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농산물 공급 초과현상과 함께

국내 농산물간에도 품목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소비자에게 어필(Appeal) 할만한 요소를 찾아내는 것은 남보다 빨리 성공에 접근하는 길일 것이다.
정답은 바로 소비자를 분석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소비자는 마케팅의 핵심 대상이다

소비자는 마케팅의 핵심 대상이다.
소비자의 의중을 꿰뚫는 농산물만이 성공의 단꿈을 꿀 수 있다.
소비자 분석은 그들이 지향하는 바와 구매 결정 기준, 행동 패턴 등을 꿰뚫어 보는 과정이다.

아무리 친환경,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했다 하더라도 소비자의 구매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소비자 분석 단계에서는 아래와 같은 의문을 설정하고, 소비시장의 규모, 성장 가능성, 주요 유통채널, 가격대, 소비자 선호도, 구매결정 과정,

구매 결정권자, 영향을 미치는 요소, 구매 당사자 등을 요인을 분석해야 한다.

- 우리 농산물을 살만한 구매인구는 얼마나 될까?
- 향후 시장의 소비는 얼마나 성장할까?
- 대부분 주부들은 주로 어디서 농산물을 구입할까?
-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의 가격은? 왜 경기미 만을 선호할까?
- 소비자는 어떤 과정으로 거쳐 농산물을 살까?
- 도대체 누가 구매를 결정할까?
- 구매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일까?
- 그렇다면 직접 사는 일은 누구의 몫일까? 분명히 퇴근길에 많이 살까?

더불어 위의 질문 이외에도 소비자 시장에 대한 거시환경 트랜드 정보를 분석해야 한다.

특히, 인구 동태 – 총인구, 총 세대, 세대당 인구, 출생률, 사망률, 평균 수명, 연령별 경제활동 수, 경제활동 여성 등

- 변화, 소비스타일이나 생활 스타일의 성향과 변화는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항목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며,

고객별로 지향하는 가치관이나 행동패턴이 트랜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재와 미래의 고객변화에도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래 ‘07년 세계식품시장 10대 메가 트랜드’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모니터(Datamonitor)에서 발표한 자료이다.

데이터모니터사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세계 각국에 현지지사를 두고 5,000여 기업의 리서치를 대행해주고 있으며,

산업별.품목별.지역별 리서치를 통해 과학적인 분석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기업이다.

아래 표를 보면, 독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을 것이다. 바로 여기서도 농업CEO와 마케터들은 무수한 마케팅 기회를 잡을 수가 있다.

특히, 광속으로 사는 메마른 현대인을 대변하듯이 '편리성'이 1순위에 올라와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즉석밥 'CJ  햇반'이 1996년 출시 첫해에 100억 원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9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트랜드는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Half cooked food(반 조리식품), ready to eat(바로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

take away food(포장음식을 사서 집에서 시식), drive through order(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에 대한 수요는 가파른 상승곡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반해서, 지구 곳곳에서는 '슬로우푸드'운동도 함께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07년 세계식품시장 10대 메가 트랜드, 데이터모니터사]

 

위 표와 같이 친환경 농산물의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적인 트랜드임이 분명한데 현재 국내 소비시장에서의 거래나 소비는 미진한 편이다.

여러 가지 시장환경 요인이 많겠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가 느끼기에 비싼 가격과 농산물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친환경 농산물 비중을 보면, 2007년말 기준 가락시장 전체 거래물량의 약 4.5%수준으로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그나마도 저농약 농산물 인증이 60% 이상으로 유기농 및 무농약 인증 농산물은 소비자단체 및 친환경 전문 유통업체에 출하되고 있으며,

저농약 농산물 위주로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최근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공급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불경기에 따른 소비 둔화, 생산 유통 단계에서의 신뢰도 문제, 구매 접근성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친환경농산물의 가격 수준은 아직 소비자가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열악한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산지소(地産地消)의 개념을 기반으로 친환경 농산물 급식 식자재시장에 뛰어든 지자체가 있어

소개해 볼 까 한다.

 

 

지난 7월1일 경기도 양평군에서는 김선교 군수를 비롯한 여러 단체장들이 참석한가운데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바로 친환경농산물 유통전담 조직 양평지방공사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다.
현재 양평지방공사는 양평군에서 초기 자본금 20억 원을 전액 출자해 공무원 2명과 외부 전문가 5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으며,

산지유통센터 2개 동, 운송차량 외 각종 장비를 갖추고 본격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유통 전문가 김경재사장을 전문 경영인 CEO로 영입해서 경영관리본부, 유통사업본부, 사업개발본부를 구성하고

7개 팀 56명의 직원으로 친환경 농산물 전문 유통조직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 7월17일에는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열린 ‘08 우수급식산업대전’에 직접 부스를 차리고 서울 및 수도권 급식관계자에게

양평군 친환경농산물 식자재 – 야채류, 무농약 콩나물, 과실류, 버섯류, 곡물류 등 - 의 우수성을 알리는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여기서 특기해야 할 점은 그들의 표적시장인 서울 수도권 초.중.고등학교 영양사들을 대상으로 팔당상수원 지역에서 위치한

양평군 친환경농산물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며, 또한 소비처가 원하는 포장단위, 전 처리과정 공개, 구매조건, 거래방법 등을 개발하여

발 빠르게 영양사들의 눈높이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제 출범한지 고작 5개월 된 친환경 농산물 유통조직의 성공여부를 단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또한 경기도 내에 설립된 지방공사 - 광주, 하남, 용인, 김포, 남양주, 평택, 화성, 양평 – 가 8곳이며, 올 연말까지 설립되는 것

지방공사까지 합치면 무려 10곳이나 돼  ‘과잉 설립’ 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판국이니 말이다.

타 지방공사의 경우, 이제까지 수도권 곳곳에서 추진됐던 개발사업을 경기도시개발공사나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가 도맡아 하면서

사업 이익을 해당 지자체에 환원하기보다는 그들이 모두 가져가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설립된 면이 없지 않다.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소비환경 트랜드를 정확하게 읽어내 발 빠르게 친환경 농산물 마케팅 전문조직을 구축하고

특정 표적시장 – 일반 소비자가 아닌 친환경 식자재 시장 - 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평지방공사의 성공여부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 많은 전국의 시.군 에게는 정말로 귀추가 주목되는 일이다.

전문 농업CEO의 뛰어난 역량으로 성공적인 지자체마케팅 사례로 기록되길 바라면서...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대표/경영컨설턴트 최죠셉>